신문물 쏟아진 근현대 [부산을 되짚어보다]!~
30일부터 기독교선교박물관서 광고지·호적대장·졸업증서 등 근현대 부산 담긴 소장품 전시
- 한글로 발행된 최초 구약전서도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이 근·현대기 부산 사람과 기독교인의 삶을 조명하는 특별전시를 선보인다.
‘시간 속 부산과 사람들’展 전시품목…구약전서- 1911년 발행된 최초 한글번역판 구약전서 중 제2권(왼쪽), ‘만병수’ 광고- 찰스 어빈 선교사가 개발한 ‘만병수’를 홍보하는 1919년 광고지.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 제공 |
부산 동래구 동래중앙교회 예람비전센터에 있는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이
오는 30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근현대 소장품 특별전 ‘근대와 현대의 만남-시간 속 부산과 사람들’을 연다.
이 전시는 1876년 개항 이후부터 1950년 6·25전쟁까지 격동의 시기를 보낸
한국인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의 눈물과 피땀으로 일궈낸 현재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부산이 가진 역사성과 신문물이 유입된 항구도시 부산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해
기독교 박물관이지만 ‘로컬리티’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대한제국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한국 기독교인의 삶을
생동감 있게 보여줄 교육자료와 다양한 서적도 선보인다.
왕길지 선교사 풍금- 왕길지 선교사가 선교를 다닐 때 마차에 싣고 다니며 선보인 120년 전 풍금. |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근대로의 전환’이다.
한국의 근대는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
일제가 서구 문화를 이식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공문서와 서적 및 광고지를 통해 한국의 근대를 정리했다.
2부 ‘해방 이후의 부산’은 개항기 각종 신문물의 유입 통로로
일제강점기 제국주의 침탈의 관문이 됐던 부산이 해방기에도
변화의 중심에 섰던 역사를 살핀다.
해방 이후 부산 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3부는 ‘6·25전쟁과 한국’이다.
해방의 벅찬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분단의 아픔을 겪은
한국인의 삶을 생활용품과 민속품을 통해 보여준다.
눈에 띄는 전시품은 ‘만병수’ 광고지다.
찰스 어빈(Charles H. Irvin·한국명 어을빈, 1862~1935)은 미국 북장로교 소속으로 1894년 부산으로 건너와
약 17년간 의료선교 활동을 한 외국인 선교사다.
그는 선교직 사임 이후 어을빈의원을 개원하고, 어을빈제약주식회사를 설립해
의료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기여했다.
그가 만든 만병수(萬病水)는 만병통치약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전시에서는 만병수와 기타 약제를 홍보하기 위해 1919년에 제작한 안내서를 소개한다.
공립보통학교 졸업증서- 일제 식민지배에 저항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보통학교 졸업증서. |
이외에 1901년 호적과 1932년 호적대장, 일제강점기 시절
공립보통학교의 졸업증서, 미군용 통신선인 PP선(일명 삐삐선)으로
만든 장바구니, 파리잡이 유리병 등 전시품도 눈길을 끈다.
한국기독교선교박물관은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 개최에 맞춰
세계 각국의 종교 지도자와 참가자에게
한국 교회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13년 10월 6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초창기 한국 교회의 유산인 고성서와 잡지·사진,
각국에서 발간된 성서와 찬송가 등
한국과 세계 기독교의 발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4000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천로역정- 게일 선교사가 한글로 번역한 1895년 발행 ‘천로역정’이 불에 그을린 모습. |
1911년 발행된 ‘구약전서’ 제2권은 한글로 발행된 최초의 구약전서다.
불에 탄 ‘천로역정’은 1895년 게일 선교사가 한글로 번역한 본이다.
삽화에서 한국식 복장을 한 예수님을 찾을 수 있다.
왕길지 선교사가 선교 현장을 다니며 사용한 풍금은
120년이 넘는 세월을 견디며 지금도 연주가 가능할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상설전 전시품은 특별전 기간에도 감상할 수 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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