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발견

구포 [개시장]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금산금산 2018. 10. 31. 21:20

구포 [개시장]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문화공간 탈바꿈


개 학대 논란에 폐업 요구 빗발, 부산시·북구 도시정비사업 선정




- 2020년까지 소공원 등 조성키로
- 120면 주차장 신설… 점포 입점
- “전통시장 활성화·상권활기 기대”


동물 학대 논란 등으로 폐업 요구가 잇따랐던 구포개시장이

 60년 역사를 마감하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개시장 쇠퇴와 혐오 시설에 대한 반감 등이 겹치면서 구포시장을 대표하던 개시장은 마감을 고했다.



   
부산시와 북구는 구포개시장을 폐쇄하고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정비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회원들이 구포개시장에서 전·폐업을 요구하며 행진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부산시와 북구는 30일 도시계획시설사업에 구포개시장 정비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199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지상 3층, 전체면적 3724㎡ 규모의 주차시설과 소공원,

 시민휴식공간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차시설은 120면이며 건물 1층에는 19개의 신규 점포가 입점한다.

구포개시장은 지난해 8월 개 학대 영상이 SNS에 퍼진 이후

 1000여 건이 넘는 민원이 쏟아지며 폐업 요구가 들끓었다.

이에 북구는 개시장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비 대안을 모색했으나,

 상인들 반대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8월에는 동물보호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정비 추진을 시도했다.

이번에 상인들 협조를 끌어낸 것은 숙원사업이었던 주차장 신설이 컸다.

개시장을 비롯한 구포시장 상인들은 그동안 인근에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어 손님들 민원에 시달렸다.

주차장이 신설되고 1층에 새 점포가 들어서면 한결 쾌적한 시장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대의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장 신설사업은 지난 29일 부산시재정투자심사를 마쳐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세부적 보상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상인들은 적정 수준의 생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애초 3억 원의 현금 지급을 원했으나 담당 기초단체에서

 현금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자 직·간접적으로 3억 원에 준하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구포가축지회 박용순 지회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기꺼이 협조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무작정 쫓기듯 나갈 수는 없다”며 “금융이나 임대 분양 등의 지원을 상인들과 검토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도 폐업보상과 소상공인특별자금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해

 지역 국회의원 및 시·구의원 등과 함께 상인들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북구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전통시장 활성화는 물론 덕천역세권과도 연계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시, 상인들과 유기적 협조를 통해 원활히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구포개시장은 부산 최대 규모 개시장으로 1950년 6.25전쟁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돼

 한때 60여 곳이 넘는 가게가 성행했으나 현재는 쇠퇴해 19개 업소만이 영업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 l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