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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해운대역] '공원화' 시민 반응

금산금산 2018. 1. 19. 14:36

“해수욕장~구남로~해운대역사 잇는

 거대 시민공원 만들자”


옛 해운대역 공원화 시민 반응





- 철길에 가로막힌 인근 주민들
- 난개발 저지 소식에 잇단 환호
- 해운대 허파역할 공원 등장 기대
- “조성 과정서 시민 참여 보장을”



동해남부선 옛 해운대역사의 상업 개발이 좌초되고, 공원을 조성한다는 소식(본지 18일 자 1면 보도)이 전해지자 부산 시민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역사 인근 주민은 해운대해수욕장~구남로~해운대역사를 잇는

 거대한 시민 공원을 꿈꾸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은 18일 “옛 해운대역사의 호텔 건설 백지화 결정을 환영한다.

역사 일대가 공원화한다면 자연스럽게 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민공원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청장은 “역사 부지뿐만 아니라 바로 옆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정거장 터(2만5391㎡)도 함께 공원화해야 한다.

부산시·철도시설공단에 이러한 입장을 꾸준히 전달하고, 멋진 시민 공원이 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원화 소식에 가장 기뻐하는 것은 역사 뒤 주민이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 우동에 속하지만 옛 해운대역사를 관통하는 동해남부선 철길로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와 단절되면서 해운대구에서 낙후된 곳이었다.

주민은 1934년부터 2013년까지 소음과 통행 불편에 시달렸다.

최근 역사 주변으로 진행되는 그린레일웨이 사업도 남의 일처럼 지켜봐야 했다.



역사 맞은편에서 보일러 가게를 운영하는 박경희(여·63) 씨는 “쉽게 얘기하면 철길을 기준으로 윗동네와

 아랫동네는 북한과 남한의 차이였다. 하루빨리 공원화가 진행돼 휴전선 같았던 담벼락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국제신문 보도를 보고 주민들이 ‘이게 정말이냐’라며 믿지 못할 정도다.

  일부가 주장하는 문화의 거리도 좋고, 야시장도 좋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39) 씨도 “서울시는 마포구 연남동 일대의 경의선 폐철길을 공원화했다.

‘연트럴파크(연남동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합성어)로 불리며 핫플레이스(명소)가 됐다”며

 “이곳도 연남동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시민·사회 단체도 시민의 힘으로 난개발을 막아낸 좋은 선례라고 평가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시민이 원하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정을 제대로 밟아서

 고층 건물이 즐비한 해운대의 허파 역할을 할 공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과정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평가한 뒤 “옛 해운대역사는 국내 철도역 중 유일한 팔각지붕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고,

 시설보다 콘텐츠나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

 또 시민의 힘으로 난개발을 저지하고 공원화를 이뤄낸 만큼

 이후 공원 조성 과정에서 시민 참여도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