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 곁을 지킨 ‘오랜 벗, 개’
부산박물관 황금 개띠 해 맞아 조선~현재 개 그림 12점 전시
부산박물관이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 해를 맞아 개를 그린
전통 회화와 조각 등을 선보이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김숙경 작가의 ‘청 삽살개’. 부산박물관 제공 |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은 오는 9일부터 7월 1일까지
동래관 2층 서쪽 로비에서 테마 전시 ‘인간의 오랜 벗, 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 12회째를 맞는 ‘띠 전시’다.
부산박물관은 새해 초 십이지 동물과 관련된
우리 전통문화와 민속을 소개하는 기획전을 꾸준히 열고 있다.
전시에는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0호 목조각장 청원 스님이 제작한
‘목조십이지신부조상(개)’을 비롯해 조선 회화 속 개 이미지, 개를 주제로 한 현대 세화(歲畵) 작품 등 12점을 소개한다.
세화는 연초 액을 쫓고 복을 빌기 위해 제작해
문에 붙이거나 선물로 주고받은 그림으로 조선 시대에 시작됐다.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는 하늘의 기운을 나타내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를 간지(干支)라 하며 이 둘을 조합해 연도나 날짜를 나타낸다.
2018년은 천간의 무(戊)와 지지의 술(戌)이 만나 60간지 중 35번째의 해인 무술년(戊戌年)이다.
무는 오방색 중 황색을, 술은 개를 의미하므로 무술년은 황금 개띠 해이다.
개는 동물 중 가장 먼저 인간과 함께 생활한 오랜 벗이다.
특유의 충성심, 용맹성, 영리함으로 ‘충직’과 ‘수호’를 상징한다.
문인화가 김두량이 그린 긁는 개. |
땅을 지키는 십이지신 중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서북서 방향을 지키는
방위의 신이자 19시~21시를 담당하는 시간의 신이다.
또 조상들은 개가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키며 악귀를 쫓아
거주 공간을 수호하는 존재로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동국세시기’에는 “개 짖는 소리에 묵은해의 재앙이 나간다”
“새해가 되면 부적으로 그린 호랑이는 대문에, 개는 광문에,
해태는 부엌문에, 닭은 중문에 붙인다”고 했다.
개는 민화 범주인 세화 외에 감상용 일반 회화에서도 소재로 즐겨 쓰였다.
이암(1507~1566)과 이경윤(1545~1611), 김두량(1696~1763), 김홍도(1745~1806?), 장승업(1843~1897) 등
조선 초기부터 말기에 이르기까지 문인화가와 화원들이 남긴 명화가 다수 전해지고 있다.
박정민 기자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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