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계당산’

금산금산 2019. 5. 1. 11:49

보성 '계당산'



철쭉 명산 수두룩한 보성군, 그 가운데 숨은 철쭉 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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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꽃놀이 가는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고속도로가 체증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 산과 들이 어느 계절인들 좋지 않을까만 긴긴 무채색의 겨울을 보내고 난 뒤

 화사한 색으로 갈아입은 자연을 만나는 즐거움이 유독 클 터이다.

그중에서도 온 산을 물들이는 철쭉은 이 계절에 산행하는 재미를 배로 느끼게 해준다.

얼마 전까지도 붉은 진달래가 한창이었지만 어느새 철쭉 철로 접어들었다.

부산과 가까운 합천 황매산 등도 철쭉으로 이름 높지만 꽃망울을 터트리기엔 아직 이르다.

아무래도 진달래와 마찬가지로 철쭉도 전남의 산들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전남에는 철쭉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산이 여럿 있다.

공교롭게도 철쭉명산으로 알려진 제암산, 일림산, 초암산은 모두 녹차로 유명한 보성군에 있다.

그 때문에 이맘때면 보성군은 녹차 관광뿐만 아니라 철쭉산행으로도 붐비는 곳이다.

보성의 산 가운데 철쭉으로 가장 먼저 알려진 곳은 장흥군과 경계를 이루는 제암산(779m)이다.

뒤이어 제암산에서 사자산(666m)을 거쳐 능선으로 이어지는 일림산(664m)이 10년쯤 전부터 이름을 올렸다.

알려지기는 제암산에 뒤지지만 철쭉군락지의 규모로 보면 일림산이 한 수 위다.

100만 평 이상의 철쭉군락지는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제암산에서 일림산으로 이어지는 철쭉군락지 길이만도 12㎞를 넘는다.




◇ 지천에 핀 각시붓꽃·고사리… 봄기운 물씬

   
계당산 정상은 완만한 둔덕 모양이다. 정상 주변에 큰 나무가 없어 햇볕을 피하기 어렵지만 북쪽과 서쪽으로 조망은 탁 트인다. 오른쪽 멀리 보이는 산이 무등산이다.

보성의 철쭉 산 가운데 가장 최근에 알려진 곳이 초암산이다.

비교적 완만한 육산인 초암산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몇 년 사이 탐방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처럼 철쭉명산이 모인 보성군에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철쭉 산이 또 숨어 있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이번에 찾은

 계당산(桂棠山·580.2m)이 바로 그곳이다.

정상 북동쪽의 사면이 온통 철쭉밭이다.

보성군과 화순군의 경계에 솟은 계당산은

 보성군 쪽에서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또 보성과 화순의 경계인 개기재에서 출발해

 능선을 따라가도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전체 산행코스는 복내면사무소를 출발해 소씨제각을 거치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숲길로 들어서 완만한 능선을 따르다가 다시 만난 뒤 내동마을 삼거리~사거리~철쭉군락지~

헬기장 삼거리~계당산 정상~능선~임도~능선 험로를 거쳐 쌍봉사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거리는 9㎞로 전체 산행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5시간30분 걸린다.

계당산 산행의 출발지는 복내면사무소다.

면사무소를 나와 왼쪽으로 꺾어 이양 방면으로 100쯤 가서 복내우체국 건물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입구에 계당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길 끝에 있는 복내교회를 지나면 11시 방향으로 콘크리트 길이 이어진다.

10여m 올라서면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은 소씨제각을 거쳐 계당산 가는 능선으로 가는 길이다.

답사로는 이정표의 '계당산 정상(숲길)'을 따라 왼쪽으로 올라간다.

50m 정도만 올라가면 다시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키 작은 철쭉 몇 그루가 벌써 선홍색 꽃을 피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람이 시원한 소나무 숲 속 그늘을 잠시 걸으면 길이 오른쪽으로 휘며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선다.

4~5분 오르막에 이어 다시 내리막이다.

이후로도 자그마한 봉우리는 오르락내리락하며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길이 이어진다.

급경사는 거의 없이 산책하듯 편안한 흙길을 밟으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계당산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유난히 각시붓꽃을 자주 볼 수 있다.

군데군데 곁길이 있지만 내내 능선을 따라가면 된다.

10여 분 가면 201m봉(GPS)을 지나며 처음 왼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키 작은 철쭉들이 틈틈이 피어 있다.

이곳을 지나면서 능선이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지고 뒤로 계당산 정상이 보인다.

5분 정도면 굵은 쇠기둥 위에 세운 안테나를 지나

 곧바로 이정표(계당산 정상 4.36㎞, 복내면사무소 1.19㎞)가 나온다.

100m쯤 가서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소나무숲 사이로 들어간다.

무덤을 지나면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10분쯤 가면 능선의 왼쪽 사면을 따라 진행한다.




◇ 정상 오르기 전 북동쪽 사면은 온통 철쭉군락지

   
내동마을 갈림길을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에 연분홍과 선홍색 철쭉이 어우러져 있다.

길은 약간의 오르막과 평탄한 능선이 반복된다.

살짝 땀이 날만 하면 길이 평탄해진다.

15분 정도 더 가면 잘록한 안부에 이정표(계당산 정상 3.23㎞)가 서 있다.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6~7분 더 가면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다.

초입에 소씨제각 방향으로 갈라졌던 길과 다시 만나며

 넓고 평탄한 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를 따라 무수히 솟아난 고사리가 봄기운을 물씬 풍긴다.

5분 정도면 다시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오른쪽은 내동마을(0.8㎞) 가는 길이고 정상은 직진이다.

50m쯤 가면 잘 단장한 파주염씨 묘역이 나오고 길은 왼쪽 뒤로 올라간다. 선홍빛 철쭉과 연분홍 철쭉이 섞여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길이 좁아지지만 큰 경사 없이 푹신한 길을 따라간다.

물오른 나무들이 다양한 톤의 녹색으로 모자이크를 이룬다.

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남쪽과 동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멀리 남쪽으로 초암산이, 동쪽으로 조계산이 보인다.

묘역에서 15분 정도면 이정표가 선 사거리다.

계당산 정상까지 2.1㎞ 지점이다.

잠시 오르막을 가면 벤치가 설치된 쉼터를 지난다.

경사진 길과 완만한 길을 번갈아 가다 보면 정상이 가까워진다.

10여 분 가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면서부터 오른쪽 사면에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여기서 2~3분 오르면 다시 평탄한 길이 나타나고

 드디어 오른쪽 북사면에 광대하게 펼쳐진 철쭉군락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지난주 답사 때는 아직 꽃은 피지 않고 꽃망울만 맺혀 있는 상태였다.

나무 벤치 뒤의 바위에 올라서면 조계산과 모후산을 비롯해 북쪽으로 멀리 무등산도 눈에 담을 수 있다.




◇ 북쪽으로 무등산이 손에 잡힐듯… 조계산도 눈앞

   
정상에서 쌍봉사로 내려가는 도중의 임도. 나무들이 파릇파릇 물이 오르고 있다.

정상까지는 금방이다.

헬기장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개기재에서 오는 길과 합류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잠시지만 호남정맥을 따른다.

10분 정도 더 걸어 침목 계단에 올라서면 바로 계당산 정상이다.

뒤로 개기재로 가는 능선이 꿈틀거리며 뻗어 나간다.

흙으로 된 정상부에는 삼각점과 북내면 산악회 명의의 정상 표지판,

 보성과 화순에서 각각 세운 이정표가 있다.

하산길인 쌍봉사 방향은 올라온 길에서 정면 2시 방향으로 내려간다.

올라온 보성 쪽의 길이 잘 다듬어져 있는 것과 달리

 화순 쪽 쌍봉사로 내려가는 길은 발길이 드문 듯

 잡목이 걸리적거리고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다.

10분 정도 가파르고 험한 내리막 끝에 살짝 올라섰다가 10시 방향으로 능선이 휘어져 완만한 내리막이다.

마구 베어놓은 나무가 길을 막고 있어 더 힘겹다.

험난한 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임도와 만난다.

왼쪽으로 간다.

길은 편안하지만 그늘이 별로 없어 햇볕을 고스란히 받고 가야 한다.

20분 정도 가면 사거리로 임도 좌우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있지만 임도 따라 계속 내려간다.

잠시 뒤면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샛길이 보이지만 역시 임도를 따른다.

여기서 10분 정도 더 내려가면 임도와 헤어져 다시 능선을 탄다.

임도가 왼쪽으로 크게 굽어져 내려가는 지점의 오른쪽 너른 터를 지나 내려선다.

리본 외에는 별다른 표식이 없어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오래 묵은 듯한 길을 따라 10분쯤 내려가면 희미한 사거리와 만난다.

좌우의 다소 넓고 뚜렷한 길 대신 11시 방향의 희미한 길로 들어선다.

능선을 따라 쌍봉사로 바로 내려서는 길이다.

6~7분 가면 이장한 듯 허물어진 무덤을 지나 내리막이다.

다시 5분 정도면 전주이씨 무덤을 지난다.

무덤을 내려서서 오른쪽 산죽밭으로 내려가면 이내 아스팔트 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이내 쌍봉사다.




# 떠나기 전에

- 하산길 유서깊은 쌍봉사…국보 부도탑 놓치지 말길

   
쌍봉사의 자랑인 국보 제57호 철감선사탑. 절 뒤편으로 부도를 찾아 올라가는 길이 운치 있다.

계당산 산행의 답사 코스를 원점회귀가 아닌 횡단 코스로 잡은 것은

 오로지 쌍봉사(雙峰寺)를 들러보기 위해서다.

계당산의 보성 쪽은 등산로 정비도 잘 돼 있고

 여러 갈래로 길이 이어져 원점회귀를 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반면에 화순 쪽은 탐방객이 드문 듯

 등산로가 대체로 희미하고 군데군데 나무가 막고 있어 애를 먹어야 한다. 그럼에도 화순 방향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쌍봉사는

 고즈넉한 분위기로 산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초반에 창건한 쌍봉사는

 절의 앞과 뒤에 봉우리가 두 개 있다고 하여 이름을 붙였다.

쌍봉사는 한적하고 운치 있는 분위기뿐만 아니라

 국보 제57호인 쌍봉사 철감선사탑만으로도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8각 원당형의 이 부도는 신라의 여러 부도 가운데서 조각과 장식이 가장 화려한 걸작으로 알려졌다.

막새기와 안의 정교한 연꽃무늬를 비롯한 조각은 경지에 이른 솜씨를 느끼게 한다.

철감선사탑과 함께 있는 쌍봉사 철감선사탑비는 보물 제170호로 지정돼 있다.

비신이 없어 국보로 지정되지는 못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거북 모양 비석 받침돌인 귀부와 용의 모양을 새긴 돌인 이수만으로도 아름답다.

쌍봉사에는 국보와 보물 외에도 대웅전, 지장전, 극락전이 있다.

목조탑파 형식의 독특한 대웅전은 보물 제163호로 지정돼 있었지만 1984년 불타 이후에 원형대로 복원했다.

대웅전 안의 목조삼존불상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 17세기에 만든 지장전과 목조지장보살상, 극락전 목조아미타여래좌상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이다.




# 교통편

- 주암IC 내려 송광사 입구 지나 18번 국도 이용

계당산 산행 들머리인 보성군 복내면사무소를 가려면 남해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이어 탄다.

주암IC에서 내려 7시 방향으로 좌회전한 뒤 바로 보성·고흥·송광사 방면 이정표 따라 우회전한다.

18번 국도를 타고 송광사 입구를 지나 주암호를 오른쪽에 두고 계속 간다.

15번 국도와 만나는 곡천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고인돌 공원을 지나 계속 간다.

주암호조각공원에서 15번 국도가 다시 갈라져 오른쪽으로 가는데

 여기서 18번 국도를 타고 계속 가면 58번 지방도와 만나는 지점 정면에 복내면사무소가 있다.

답사 코스를 따라 쌍봉사로 내려가면 복내면 택시(061-852-5546)를 이용해 돌아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부터미널에서 오전 6시30분 출발하는 보성행 버스를 타야 한다.

다음 버스는 오전 7시10분, 8시10분이다.

보성터미널에서 복내로 가는 군내버스는 오전 8시5분, 10시15분, 11시20분 등에 있다.

쌍봉사에서 광주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40분, 5시35분에 출발한다.

광주에서는 부산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 이진규 기자 oce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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