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정족산' 철쭉산행
상쾌한 계류 뒤로 하고 정상 오르니 절정 앞둔 철쭉 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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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 했더니 성큼 여름이 다가왔다.
산에도 초봄의 꽃들은 이미 흔적만 남고 물갈이가 되고 있다.
진달래꽃 구경을 다닌 게 불과 한두 주 전인데 이젠 흐드러진 철쭉이 반긴다.
부산 근교 양산과 울산 지역의 철쭉 군락지는 오는 주말이면 대부분 절정에 이를 듯하다.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지난주 답사한 정족산은 양지바른 남쪽 사면의 철쭉은 이미 활짝 피었고
대규모 군락이 있는 북쪽 사면은 드문드문 한 그루씩 꽃을 피우고 있어 주말께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따가운 햇볕이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산행 초반엔 선선하지만 한낮이 되면 자연히 그늘을 찾게 된다.
그런 만큼 계곡을 끼고 있는 산행지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경남 양산과 울산시 울주군의 경계에 선 정족산(鼎足山·748m)을 오르는 길은
여름 피서지로 이름 높은 내원사 계곡이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푸른 계류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데서 성급한 계절의 변화를 체감한다.
■ 내원사 입구서 노전암까지 계곡길 여유
정족산 정상 북사면의 철쭉 군락지에 성급한 철쭉이 꽃망울을 틔웠다. 정상 일대의 철쭉은 오는 주말께면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
이번 산행은 산행 출발지인 내원사까지 올라가는 길과 이어
노전암에서 능선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계곡을 따라 시원한 계류를 감상하고
하산지인 운흥사지에서도 상쾌한 계류에 손을 씻을 수 있다.
다만 반계마을에서 대중교통이 연결되는 괴천마을까지는
지루한 포장도로를 50분 정도 내려가야 한다.
전체적인 산행 코스는 내원사 매표소를 출발해
노전암 방향으로 길을 잡아 성불암 입구 삼거리~노전암 입구~
능선길~삼거리~정족산 정상~철쭉 군락지~임도~사거리~
운흥사지 부도~운흥사지를 거쳐 괴천 버스정류장에서 마무리한다.
총 산행거리는 15㎞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30분에서 5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30분에서 6시간 걸린다.
내원사 매표소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는 35번 국도의 내원사 입구에서 버스를 내리면서 시작한다.
상리천을 따라 내원사까지 들어가는 데는 30분가량 걸린다.
내원사를 들어설 때는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한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다리가 있고 그 곁의 나무기둥에 20여 개의 이정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다리를 건너면 내원사를 거쳐 천성산에 이른다.
답사로는 왼쪽이다.
노전암, 성불암, 공룡능선 입구, 정족산 정상 등의 이정표가 붙어 있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나무 데크를 따라 50m쯤 간 뒤 다리를 건넌다.
잠시 뒤면 '성불암 입구'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서
계곡 오른쪽으로 계속 진행하는 길과 다리를 건너 계곡 왼쪽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답사로는 왼쪽이다.
계곡을 따라 살짝살짝 굽이치는 길이 운치 있다.
3~4분 가면 '노전'이라 새긴 돌기둥과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 뒤로 올라가는 산길은 금봉암으로 이어진다.
조금 더 가면 정면에 천성산 공룡능선의 뾰족한 바위 봉우리들이 바라보인다.
이내 다시 다리를 건너면 바로 삼거리다.
정면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공룡능선 방향이다.
답사로는 왼쪽 노전암 방향 너른 길이다.
또 한 번 다리를 건너 10분가량이면 산하마을을 지난다.
마을 모롱이를 돌아가면 다리 앞에 이정표가 서 있는 노전암 입구다.
잠시 노전암을 둘러보고 간다.
노전암 대웅전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02호로 지정돼 있다.
다시 돌아가 다리를 건넌다.
건너자마자 119 표지목(양산 11-1)이 서 있다.
표지목 왼쪽의 산길 오르막으로 간다.
지금까지의 산책길 같은 너른 길 대신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한다.
■ 노전암 지나며 울창한 숲 속 본격 산길
정족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조망. 뒤로 낙동정맥 길이 천성산으로 이어진다. |
길은 초반부터 가파르다.
노전암까지의 길이 너무 편안했던 탓인지
그다지 심한 경사는 아니지만 금방 숨이 차오른다.
10분가량 오르면 왼쪽으로 사면을 가로질러
가는 길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정면 오르막으로 계속 간다.
이내 경사가 누그러지고 평탄한 능선길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고도를 높인다.
능선에 올라선지 10분 정도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드문드문 연분홍 철쭉이 보인다.
10여 분 오르면 다시 경사가 누그러지고 걷기 편한 길이 이어진다.
정면 뒤로 정족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10분가량 더 오르면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오른다.
완만한 사면을 계속 오르면 잠시 뒤 다시 오른쪽으로 갈라져 가는 길이 있지만 왼쪽으로 계속 오른다.
이내 허물어진 무덤이 있는 너른 공터에 올라선다.
뒤돌아 보면 천성산 능선이 펼쳐진다.
여기선 정면으로 계속 진행한다.
살짝 내려서면 공터 직전의 갈림길과 다시 만난다.
100m가량 편안한 길을 걸으면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대성암 방향이고 답사로는 정면이다.
사면을 따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곧 정면에 정상이 보이고 살짝 오르막이다.
3~4분 걷다가 모퉁이를 돌면 선홍색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2~3분이면 삼거리를 만난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역시 대성암으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직진이다.
오르막을 20~30m 가면 Y자 갈림길이다.
정상은 왼쪽 경사 가파른 길로 올라야 한다.
쉬엄쉬엄 철쭉 구경하면서 뒤돌아서서 조망도 하면서 20분가량 오르면 바위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바로 정족산 정상이다.
바위 봉인 만큼 조망은 탁월하다.
올라온 방향에서 왼쪽으로는 통도사와 영축산, 뒤로는 천성산 정상과 화엄벌이 눈높이에 있다.
멀리 울산 쪽으로는 문수산이 솟아 있다.
정상 북서쪽 사면의 철쭉은 답사를 갔던 지난주에 막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다.
하산은 올라온 바위를 다시 내려가 태극기를 새긴 석판이 부착된 바위 오른쪽으로 간다.
철쭉 터널을 지나 소나무 아래 Y자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간다.
이내 임도로 내려선다.
하산로는 오른쪽으로 가야 하지만 철쭉 감상이 주목적인 만큼 여기선 임도 맞은편으로 올라선다.
아래쪽 사면이 온통 철쭉이다.
잠시 철쭉 사이로 걸으면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좌우로 철쭉을 구경할 수 있다.
10분가량 임도를 따라가며 철쭉을 감상한 뒤 적당한 지점에서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정상에서 내려와 처음 임도로 내려선 지점을 다시 지나면 내리막이다.
10분가량 다소 가파른 임도를 내려가면 사거리를 만난다.
Y자로 갈라지는 임도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산길이 합류한다.
10시 방향 왼쪽 임도로 내려간다.
50m쯤 가면 다시 임도 삼거리다.
오른쪽은 주남고개 방향이고, 답사로는 직진해서 오른다.
100m쯤 가서 만나는 임도 삼거리에서는 오른쪽으로 간다.
길을 따라 계속 철쭉이 유혹한다.
■ 정상 주변 임도 따라 흐드러진 철쭉 감상
운흥사지에서 반계마을로 내려가는 길의 시원한 계류. |
삼거리에서 100m가량 가서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철쭉이 무성하다.
계속 임도를 따라가도 이내 다시 만난다.
10분가량 가면 넓은 임도가 끝나고 좁은 산길로 들어선다.
20~30m 가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선 직진한다.
잠시 철쭉밭을 지나 참나무와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6~7분이면 너른 터가 있는 사거리다.
오른쪽은 임도 끝 지점으로, 주남고개로 이어진다.
정면 길도 마찬가지다.
답사로는 왼쪽 가파른 내리막이다.
조릿대가 무성한 길을 30분 내려가면 물길을 건넌다.
이후로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운흥사지 부도가 나타난다.
잠시 뒤면 물길을 건너 도로로 올라선다.
왼쪽 오르막으로 5분가량 가면 운흥사지가 있다.
하산로는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된다.
15분가량 내려가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천성산 방향이다.
왼쪽으로 내려가 반계경노당·반계마을회관 바로 아래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오르막은 '서창·부산', 왼쪽 내리막은 '삼동·통도사'로 표시돼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 5~6분 가면 '갈릴리 기도원' 표지석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이다.
고련저수지 지나 100m쯤 간 뒤 오른쪽 오르막길을 따르면 이내 괴천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잡초 덮인 운흥사지 고즈넉한 분위기
노전암 대웅전 옆에서 바라본 조망. 정면에 구름 덮인 천성공룡능선이 길게 뻗어 있다. |
이번 정족산 산행에서는 답사로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지만
암자와 절터를 한 곳씩 들렀다.
바쁜 걸음에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잠시 짬을 내면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오름길에 지나는 노전암은
통도사 말사인 내원사에 딸린 여러 암자 가운데 하나이지만
대웅전에서 바라보는 천성산 공룡능선의 조망이 특별하다.
좌우로 길게 뻗은 능선의 뾰족뾰족한 봉우리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노전암은 원효대사가 내원계곡에 세운 89 암자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곳으로 조선 후기에 중건한 것이다.
경남 유형문화재인 노전암 대웅전도 조선 후기에 지은 것이다.
하산길의 운흥사지는 잡초가 무성하게 덮인 폐허다.
절터는 울산시 기념물 제43호로, 등산로 옆에 있는 운흥사지 부도는 향토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절터와 부도의 문화재적 가치는 별개로 하더라도 인적 드문 옛 절터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터만 봐도 규모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이곳 역시 신라 시대 원효대사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고 다시 세웠지만 이 또한 200년쯤 전에 사라졌다고 한다.
절터 앞을 흐르는 계류에 잠시 손을 담갔다 가도 좋다.
◆ 교통편
- 괴천마을서 서창이나 웅촌 가서 환승
정족산 산행은 들머리와 날머리 사이의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이 잘 연결되는 만큼 승용차를 두고 나서는 게 좋다. 들머리인 내원사 입구까지는 명륜동에서 출발하는 양산 12번 버스를 타면 된다.
도시철도 온천장역과 두실, 범어사역 등을 거친다.
명륜동에서 양산 시내를 지나 35번 국도의 '내원사 입구' 정류장까지 40~50분 걸린다.
버스를 내려 산행 출발지인 내원사 매표소까지는 쉬엄쉬엄 30분 정도 걸어들어가야 한다.
하산 지점의 반계마을에는 버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버스를 타려면 웅촌면 괴천마을까지 가야 한다.
괴천 버스정류장에서 417번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타고 일단 웅촌이나 서창으로 간다.
산행을 마치고 괴천마을 도로로 내려와 오른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서창으로,
길을 건너 왼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춘해대학을 거쳐 웅촌 방향으로 간다.
서창이나 웅촌에서는 7번 국도를 따라 노포동 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환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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