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대운산' 철쭉산행
정상에는 연분홍 철쭉 터널… 하산 길엔 숨은 폭포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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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철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같은 산이라도 봄과 가을의 모습이 다르고 여름과 겨울이 또 다르다.
같은 계절이라도 일주일 차이에 계절이 바뀌는 것이 산이다.
그럼에도 산에 따라 특별히 발길이 잦은 계절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달에 등산 동호인들이 진달래를 찾아 산을 오르내렸다면
요즘은 철쭉이 화려한 곳을 찾아 근교의 산을 오른다.
그 가운데 특별히 이름난 산들은 철쭉 축제를 열어 지역을 알리고 동호인들의 흥을 돋운다.
그런데 뭐든 지나치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부산 근처 일부 산에서는 정상부에서 행사를 열어 산을 시장통처럼 만들고 있다.
시끄러운 소음을 피해 산으로 든 사람들이 그곳에서 더 큰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번에 '근교산&그너머' 취재팀이 답사한 대운산도 형편은 비슷해 보인다.
◇ 대추남만디 오르는 길엔 산불 '상처'
대운산 정상에서 헬기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길. 좌우로 연분홍 철쭉이 에워싸듯 피어 있다.100m가량의 오르막뿐만 아니라 정상 일대도 목재 데크로 뒤덮여 있다. |
이번에 답사한 대운산(大雲山·742.7m)은
경남 양산과 울산시 울주군의 경계에 서 있다.
대운산은 정상 주변과 제2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대규모 철쭉 군락이 있어
이맘때면 연분홍과 진분홍색 철쭉이 뒤섞여 화려한 모습을 연출한다.
하산길에는 소와 폭포가 이어지는 숨은 계곡도 만난다.
전체적인 산행 코스는 양산 서창의 그린빌아파트를 출발해
전망대 바위봉(GPS 388m)~운동시설~대추남만디(대추봉·634m)~
범솔밭 임도 삼거리~헬기장 삼거리~대운산 정상~헬기장 삼거리~
상대봉 입구~대운산제2봉·자연농원 삼거리~안부 갈림길~
무명폭포를 거쳐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내광마을에서 마무리한다. 이
번 답사의 총 산행거리는 11㎞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4시간30분~5시간,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5시간30분이 걸린다.
산행은 그린빌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바로 시작한다.
한내들아파트와 그린빌아파트 사이로 200m가량 올라가면 도로와 만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잠시 가면 왼쪽으로 넓은 흙길이 시작되는 곳에
이정표(대운산 정상 4.3㎞, 약수터 0.2㎞)가 서 있다.
너른 길을 따라 200m 가면 벤치가 있는 곳에서 작은 계곡을 건넌다.
약수터는 이곳 물가에 있다.
계곡을 건넌 뒤에는 사면을 따라 갈지자로 오른다.
5~6분 오르면 만나는 삼거리는 갈라졌다가 이내 다시 합친다.
오른쪽으로 가면 곧 T자 삼거리로 여기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1~2분이면 능선에 올라서고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다.
능선 따라 완만한 경사를 오른다. 몇 군데 길이 갈라지지만 곧 다시 만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10여 분 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하늘이 트이고 바윗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삼각점(경남-188호)이 있다.
잠시 뒤 바위 봉우리(388m) 전망대다.
정면으로 살짝 오른쪽에 시명산이 보인다.
여기선 직진해서 내려간다.
3~4분 가서 오르막 삼거리가 나오면 오른쪽이다.
곧 임도와 만나고 운동기구가 10개가량 있는 너른 터가 있다.
운동시설을 지나 임도로 20m가량 올라가면 왼쪽 무덤이 있는 곳으로 산길이 열린다.
능선을 따라 가파른 길을 10여 분 오르면 산불의 흔적이 시작된다.
제법 넓은 면적이 검게 변해 있다.
멋진 전망대였을 바위도 시커멓게 그을려 있다.
◇ 정상 능선엔 연분홍·진분홍 철쭉 에워싸
대추남만디 오르는 길에 산불의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
불탄 흔적은 대추남만디 정상 가까이 이어진다.
산불 자국 따라 20분가량 오르면 불탄 반송 앞 삼거리다.
왼쪽 길로 직진하면 잠시 뒤 대추남만디 정상이다.
이정표 옆 표지목에 친절하게
대추남(나무)만디(봉우리)라고 뜻을 풀어놓았다.
서창 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이지만
답사 때는 운무가 짙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올라온 길에서 8시 방향 왼쪽 내리막은 서창 대동아파트로 가는 길이다. 길 입구에 119 표지목이 있다.
대운산 방향은 올라온 길을 20m쯤 다시 내려가 왼쪽 길이다.
완만한 길을 5~6분 가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오른쪽은 시명사(1.5㎞) 방향이고 답사로는 왼쪽이다.
넓고 완만한 내리막을 5분 정도 가면 임도 끝 지점과 만난다.
정면으로 진행해 119 표지목(대운산 2-19)이 있는 곳에서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곧 Y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바로 다시 만난다.
잠시 오르막 뒤에 다시 나오는 내리막에서 Y자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간다.
2~3분이면 세 갈래 임도가 만나는 범솔밭 삼거리다.
정면으로 올라가는 임도는 대운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끝난다.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는 임도를 몇 차례 가로지르면서 이어진다.
정면 임도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곧 임도를 가로질러 간다.
임도를 두 차례 더 건넌 뒤 임목 계단을 오른다.
이후로는 임도를 오른쪽 아래에 두고 정상 아래까지 산길 따라 올라간다.
10여 분 올라가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왼쪽 오르막길은 용당동(3.8㎞) 방향이고 정상은 정면이다.
곧 임도 끝나는 지점이고 올라서면 헬기장이 나타난다. 둘레에 연분홍 철쭉이 피어 있다.
헬기장을 지나 계단 길을 100m 올라가면 대운산 정상이다.
올라가는 내내 좌우로 화사한 철쭉이 터널처럼 에워싸고 있다.
표지석을 둘러싼 정상부 전체가 나무 데크로 덮여 있다.
답사로는 올라온 길을 되돌아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헬기장으로 내려서는 지점에서 오른쪽 대운산 제2봉(1.6㎞) 방향으로 접어든다.
◇ 내광마을 하산길 계곡엔 소와 폭포 이어져
내광마을 방향으로 하산하는 도중에 만난 무명폭포. 이 폭포 외에도 작은 폭포와 소가 연이어 나타난다. |
잠시 나무 계단을 내려서서 400m가량 가면 삼거리다.
왼쪽은 양산시 용당동(4㎞) 방향이고 답사로는 직진해서 계속 내려간다. 곧 경사가 완만해지고 목재 데크 길이 이어진다.
10여 분이면 이정표가 선 삼거리다.
답사로는 정면의 완만한 오르막이다.
5~6분이면 상대봉 입구 철쭉제 행사장을 지난다.
행사장 근처엔 약수터가 있다.
제2봉 방향으로 평탄한 길을 2~3분 가면 삼거리다.
직진하면 제2봉이고 답사로는 왼쪽 '대운산자연농원·휴휴사' 방향이다.
임도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15분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계속 내려간다.
5분가량 더 내려가면 임도가 왼쪽으로 꺾여 내려가며
콘크리트 포장이 시작되는 지점에 갈림길이 있다.
여기서는 내려온 길에서 2시 방향으로 있는
소로를 잘 찾아 들어가야 한다.
사면을 따라 완만한 길을 10분가량 가다 보면
길이 오른쪽으로 90도 꺾이면서 내려간다.
낙엽이 두껍지만 길은 넓고 뚜렷하다.
갈지자 모양의 길을 5분 정도 내려가면 정면에 계곡이 살짝 눈에 들어온다.
여기부터는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알려지지 않은 계곡이지만 연이은 폭포와 소가 장관을 이룬다.
경사지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10분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 아래 높이 15m가량의 폭포가 바위 뒤에 숨어 있다. 여기서 5분 정도면 콘크리트 도로에 닿는다.
왼쪽은 보타사 가는 길이고 하산로는 오른쪽이다.
도로 따라 35~40분 내려가면 내광마을 앞 큰 도로다. 왼쪽으로 100m 정도 가면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 전에
- 산불·임도·포장된 등산로로 만신창이
대운산에서 상대봉 가는 도중의 등산로. 침목으로 빈틈없이 포장돼 있다. |
울산시 울주군과 경남 양산시의 경계를 이루는 대운산은
사람에 의해 산이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전시관과 같은 곳이다.
산불과 임도, 목재 데크 등이 대운산의 자연미를 해치고 있다.
서창에서 오르다 보면 대운산의 중턱에 해당하는 대추남만디 오르기 전 수㏊ 면적의 숲이 산불에 망가져 시커먼 기둥만 남아 있다.
산불이 난 건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 연기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돈다.
게다가 숲이 원상회복하려면 더욱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양산시가 만든 임도는
가파른 산 사면을 타고 정상 바로 아래까지 올라간다.
완공 직후부터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울주군 쪽도 마찬가지 사정이다.
대운산 자연농원에서 올라오는 길이 정상 능선의 상대봉 입구까지 이어진다.
산길을 거의 포장하다시피 설치한 목재 데크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운산 정상 바로 아래의 헬기장에서부터 정상까지 100m 정도의 오르막을 나무 계단으로 만든 것은
잦은 발길에 훼손을 우려해서 그런 것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헬기장에서 상대봉 입구까지 가는 길의 대부분을 목재 데크로 뒤덮은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정상 표지석 주변마저도 데크로 덮어 맨땅을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 교통편
- 하산후 내광서 남창으로 가서 열차 이용
이번 산행은 들머리와 날머리의 거리가 멀고
차량 회수를 위한 대중교통도 바로 연결되지 않으므로 승용차는 두고 가는 게 좋다.
대운산 산행의 들머리로 가려면
부산대를 출발해 노포동 터미널을 거쳐 가는 301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서창의 '그린빌아파트'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40분 소요.
날머리인 내광마을에서는 부산으로 바로 가는 교통편이 없다.
내광마을 버스정류장에서 507번 울산 시내버스를 타고
남창까지 가서 부산행 열차 편으로 갈아타는 것이 편리하다.
내광마을 출발은 오후 1시45분, 4시45분, 8시10분(막차)으로
'남창 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남창역까지는 금방이다.
배차 간격이 띄엄띄엄해 될 수 있으면 오후 4시45분 버스 출발 시각에 맞춰 산행을 마무리하는 게 좋다.
남창역에서 부전역으로 가는 열차는 오후 5시27분, 6시9분, 7시40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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