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부산의 [전설 보따리] <3> 웅천마을의 '범바위 굴'

금산금산 2014. 1. 10. 21:55

 

주영택이 발로 찾은 부산의 [전설 보따리] <3> 웅천마을의 '범바위 굴'

범이 된 남편 한번 보고 싶어 눈 뜨자 …

 

 

 

- 장소 :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 부친 병구완 위해 계시 받아
- 아내, 범 변한 남편 보지 않고 백일기도하다 호기심에 실눈
- 다시는 사람으로 못 돌아와 부부는 굴속에서 평생 보내

부산 기장군 철마면의 웅천마을과 범바위굴이 있는 거문산 전경.

 

기장 철마면 웅천리 서쪽에 있는 거문산(543.4m) 기슭에

 범바위 굴이 있다.


옛날 이 마을에 젊은 부부가 와병 중에 있는 부친을 극진히 봉양하고

 있었다.

낮에는 온갖 약초를 캐어 복용하게 하고, 밤이면 이 곳 바위굴에 가서

정성껏 신령님께 쾌차를 기도하는데, 부부에게 늑대와 여우들이

으르렁거리고 달려들어 부부는 신령님께 짐승들의 범접도 막아 달라

아울러 기도하였다.


어느날 신령님이 나타나서 "너희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신령님을 세 번 불러라. 그러면 남편은 범으로 변한다.

 치성이 끝나거든 다시 신령님을 세 번 불러라. 그러면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 온다. 그러나 부인은 그동안 눈을 감고 범이 된 남편을 보아서는 아니 된다. 이렇게 하기를 백일 동안 기도하면 영험이 있으리라"고 하였다.


젊은 부부는 신령님의 분부대로 매일 밤 기도를 올렸다.

 짐승들은 범이 된 남편을 보고는 범접을 못하고 도망쳤으며, 아버지의 병도 쾌차를 보이고 백일이 가까워졌다.


젊은 부인은 범 모습을 한 남편을 한 번 보고 싶은 호기심을 억제하기 어려웠다.

 백일기도의 마지막 밤은 보름달이 밝고 고생도 끝나는 날이고, 범 모습을 한 남편을 이때 못 보면 영영 못 보게 되는지라, 범 모습에서 사람으로 변하기 위해 부부가 마지막 신령님을 세 번 부를 때 부인은 살짝 반눈을 뜨고

남편을 보았다.


이게 웬 일인가?

신령님을 세 번 불러도 범이 된 남편은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굴속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아니하였다.

부인은 자기의 잘못으로 인하여 범이 되었으므로, 그 죄책감으로 범이 된 남편과 함께

이 굴속에서 살았다고 한다.

 


범바위굴에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옛날 철마면 웅천리에 한 효자가 살았는데, 부친의 병을 고치고자 온갖 약을 구해 썼으나 효험이 없어

 범바위굴에 가서 백일기도를 하니, 백일이 되던 날 밤에 비몽사몽간에 한 노인이 나타나 현몽하기를

"너의 효성이 지극하니 내 너를 위하여 영약을 가르쳐 주겠노라. 개 천 마리를 먹으면 부친의 병이

쾌차할 것이니라"하고는 사라졌다.


효자는 개 천 마리를 구할 방도가 없어 그날부터 다시 기도를 드렸더니, 전번에 나타난 노인이 다시 현몽하기를 "내가 너에게 범가죽을 줄 터이니 이 가죽을 입으면 범으로 화신할 것이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이 자물쇠를

 절대 신임할 수 있는 자에게만 맡겨두고 밤에는 범가죽을 입고 자물쇠를 잠그고, 새벽에는 이 자물쇠로 잠근

것을 풀고 범가죽을 벗어라"라 하고 사라졌다.

문득 깨어보니 범가죽과 자물쇠가 옆에 있었다.

 


효자는 신령님의 고마움에 감사하고, 그날부터 자물쇠를 자기 부인에게 맡기고 그날부터 범가죽을 써

 범으로 변신하여 개를 잡아 물고 와 부친 병을 구완하였는데, 부친이 구백여 마리의 개를 먹자

병이 나았는 데도, 효자가 노인의 말대로 천 마리를 채우기 위해 계속 범으로 변신하여 나가자

아내가 개고기 만지는 것에 신물이 나 그만 자물쇠를 없애버렸다.

 


결국 효자는 사람으로 변신하지 못하고 범이 되어 범바위굴에 들어가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가마골 향토역사 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