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전설 보따리] <10>과객이 사례로 준 '금침'
후한 인심 덕에 사람 살리는 비법 전수받아
배일도 씨가 거주한 해운대 오산마을 전경. |
- 장소: 해운대구 중1동
- 배 씨 집서 노천 밤 면한 과객, 독사에 물린 치료법 알려 줘
- 금침 꽂고 개구리 먹이는 비방, 무료치료 전수자만 시술해야
- 지금도 여름 한철 수명씩 치료
해운대 오산(梧山)마을은 옛날에는 중동의 본거지였다.
옛날 이 마을 가옥은 기와집이 없고 토담으로 된 초가뿐이었다.
'이곳에 기와집을 지으면 집이 허물어진다'는 말이 전해 오는데,
이것은 기와에 오동잎이 떨어지면 쉬이 낡아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말엽에 어느 과객이 오산마을을 지나던 중 날이 저물어 하룻밤을 이곳에서 묵어야 했다.
그러나 흉년 탓인지 인심이 좋지 못해 그런지 여러 집을 둘러 하룻밤 묵고가기를 청했으나
연거푸 거절만 당했다.
갈 곳 없어 헤매다가 마지막으로 배 씨라는 성을 가진 집을 찾아
하룻밤만 묵고가기를 청하니 쾌히 승낙을 하였다.
과객은 노천(露天)의 밤을 면했을 뿐만 아니라 식사 대접도 잘 받았다.
이튿날 과객은 배 씨 집을 떠나면서 배 씨의 후덕한 인심에 대한 보답으로
커다란 금침(金針)과 함께 독특한 약초의 처방으로 독사에 물린 사람을 살려내는 비법을 가르쳐주고 떠났다.
당시 오산마을은 대밭이 많아 독사가 우글거려 독사에 물리는 사람이 많았다.
독사에게 물린 사람에게 금침을 백회혈(百會穴·정수리의 숫구멍 자리)에 꽂아 독혈을 뽑아내고서
개구리를 생채로 먹이고 특이한 약초로 다스리는 이 가전(家傳) 비방으로 많은 사람을 고쳐주었다.
하지만 과객의 당부가 있어 일절 치료비를 돈으로 받지 않았고 쌀이나 보리쌀 몇 되를 받는 게 고작이었으며,
타인에게 비방을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독사에 물린 지 48시간 이내면 모두 살려냈다고 한다.
1937년께 배일도(배종만 조부) 씨가 치료를 할 때
개구리를 잡아가면 개구리 1마리당 1전 아니면 왕사탕 2개를 주었다고 촌로는 말하였다.
어느 날 모 병원에서 배씨 집으로 전화가 왔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독사에 물린 위독한 사람이 있으니 치료를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병원에서 치료를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을 기적같이 말끔히 고쳐 버리니 의사들이 야단법석이었다.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비방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이 쇄도해
그 뒤 친척 세 사람에게 이 비방을 가르쳐주었으나 별 효험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배 씨의 적선(積善)으로 이루어진 비방이라서 다른 사람이 그 시술을 사용하여도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배종만 씨의 부인 박명자 씨가 전수자가 되어 아들에게 전수를 시키고 있다.
독사에 물려 장님이 되거나, 정신 이상자가 되거나, 또 죽어가는 사람을 여름 한철 수명씩 치료하고 있다.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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