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숨은 '이바구'… ]
진주 비봉산 '봉황교'와 '봉알자리'
맥 끊긴 비봉산, 다리 놓아 잇자 우주진객 운석 '경사'
▲ 19억여 원이 투입돼 최근 비봉산과 선학산 사이 말티고개 정상부위 지상 12m 높이에 가설된 봉황교. 이선규 기자 |
"경남 진주의 진산인 비봉산의 옛 이름은 '대봉산(큰 봉황이 사는 산)'이었다.
진주의 3성씨로 알려진 진주 강, 하, 정씨 문중에서는 옛부터 뛰어난 인물이 많이 나고,
대봉산 밑에 웅거해 대대로 권세를 누렸다.
조정서 '가마못' 만들어 견제
말티고개에 봉황교 가설
"부활의 발판" 시민들 환영
조선 초기만 해도 '조정 인재의 반이 영남이고, 영남 인재의 반이 진주'라는 말이 온 나라 안에 퍼질 정도였다.
진주에서 많은 인물이 나자 조정에서는 대봉산을 봉황이 날아가버린다는 의미의 '비봉산'으로 개명하고,
곁에 연못을 파 물을 펄펄 끓이는 '가마못'으로 명명해 봉황이 다시 날아들지 못하게 했다.
이후 걸출한 인물이 나지 않자 진주사람들은 날아가버린 봉황을 다시 오게 하기 위해
상봉동 주택가에 '봉알자리'를 만들고, 남강변에 봉황이 깃든다는 대나무 숲을 만들었다.
봉황이 알을 낳는다는 봉알자리. 이선규 기자 |
조선시대 어느때에는 남쪽 강변을 통해 진주로 들어오던 길을 비봉산과 선학산 사이 말티고개 중간 허리를
파서 곧바로 진주에 들어오도록 하면 인재가 전보다 배나 더 나올 것이라는 지관의 말을 믿고 말티고개에
큰 길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풍수지리학자들은 비봉산 봉황의 왼쪽 날개인 선학산이 말티고갯길로 맥이 끊겨
봉황이 날지 못하는 형상이 돼 예전 같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설이 전해진다."
- 진주시,우리고장의 전통 중에서…
지난달 8일 진주시는 비봉산과 선학산간 능선을 잇는 말티고개 보행교인 '봉황교'를 준공했다.
진주 강씨의 시조, 고구려 병마도원수 강이식 장군의 사당인 봉산사에서 비봉산 정상(142m)을 거쳐
선학산 정상(137m) 이르는 4.5㎞구간의 도심 등산로가 연결되면서 남강 둔치길 포함, 10㎞ 이상의
안전한 진주순환 명품 둘레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름도 '봉황교'로 지어졌고, 봉황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채택됐다.
이를 두고 지역 역술가와 일부 향토사학자들 사이에는
"그동안 꺾였던 진주 봉황의 좌측 날개가 다시 이어져 오랫동안 잠자던 봉황이 다시 힘찬 '비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봉황이 날아오른다'는 말은 진주에 다시 걸출한 인물이 나오고,
진주가 다시 역사의 전면에 나서는 전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그렇게 믿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진주의 상징산인 비봉산과 선학산 맥을 잇는 이 봉황교가 준공식을 한 다음날인
지난 달 9일 오후 8시40분께 큰 '별똥별'(유성)과 굉음 현상이 전국에서 관측 된 뒤
'우주의 진객'이 진주 땅을 찾아왔다.
전국의 이목이 진주로 쏠렸고, 발견된 4개의 운석을 놓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봉알(봉황의 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진주시민들은 "일제강점기 경남도청을 빼앗기고, 해방된 뒤에도 각종 국가개발정책에서 소외돼 거의 100년간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던 진주의 봉황이 불사조가 되어 부활의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며
쌍수를 들고 반기고 있다.
이선규 기자 sunq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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