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내 고장 숨은 '이바구'…] 산청군 금서면 '공개바위'

금산금산 2014. 6. 18. 09:39

[내 고장 숨은 '이바구'…] 산청군 금서면 '공개바위'

 

'한국판 피사의 사탑' 신기한 모습에 관광객 몰려

 

 

 

▲ 지리산 자락인 경남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야산

해발 755m 고지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25~30 각도의 5층 공개바위.  김길수 기자

 

 

"
지리산 자락 야산에 거대한 바위 5개가 기울어진 채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는

 [한국판 '피사의 사탑']이 최근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 산청
군 금서면 방곡리 뒷산(해발 755m)의 일명 '공개바위'가 그 주인공.

5개 바위를 인공적으로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공개바위]는

높이 12.7m20~30도 기울어져 있어 곧 넘어질 듯 아슬아슬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전체 무게가 100여t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바위가 60도 경사의 산비탈에

수천년간 원형이 보전돼오고 있는 것 자체가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다.

[공개바위]라는 명칭은 아이들이 공깃돌을 가지고 노는 공기(拱碁)놀이에서 붙인 것으로 유추된다."

-부산일보 지난 2006년 3월 16일 1면 보도-


'마고할미가 공기놀이 하다
공깃돌 5개 쌓아 놓았다' 전해져
이농현상으로 한적한
산골
세인 큰 관심 발길 끊이지 않아

 


한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일컫는 경남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공개바위]는 8년 전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신비한 공개바위를 보려는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 들었고, 국내 언론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 과정에 공개바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풍화작용에 의한 자연현상인지

아니면 고인돌처럼 토속신앙과 연관인공물인지는 향토 사학자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경남도는 공개바위가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 지난 2007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66호로 지정했다.
산청군도 몰려드는
등산객을 위해 방곡마을에서 공개바위까지 안내 표지판을 세우는 등 등산로를 정비했다.

그렇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광경을 연출하는 공개바위는 대체 [누가], [왜] 쌓았을까?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서 지난 2009년 지리산조망공원에 세운 '마고할미' 조각상. 김길수 기자

 

 

현재까지는 지리산 '마고할미'가 공기놀이를 하다가 그 공깃돌 5알을 쌓아 놓았다고만 알려져 있다.


그럼 마고할미[누구]이며 [왜 거대한 공깃돌을 쌓았을까?]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에는

마고할미를 태초에 이 세상의 지형을 형성시키는 대지모신(大地母神) 성격의 여성거인으로 정의한다.

"비루한 행색을 하고 등장하지만 몸집이 아주 크고 힘이 세 흙이나 돌을 옮겨 산이나 강과 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지형을 형성시키는 창조 행위를 하며, 바다나 산과 같은 자연물에 빗대어 자신의 거대함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쌓다가 만 성이나 마고할미가 사용하던 자연물을 증거물로 남기는 형태로 전설화된 경향도 뚜렷하다.… 마고할미는 구비설화를 통해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면서 전승되는 여성거인신이다. 대체로 마고할미라는 명칭을 지니지만 지역에 따라 다른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제주특별자치도의 설문대할망,
서해안의 개양할미, 강원도 삼척의 서구할미, 경상도 동부 지역의 안가닥할미 등이 여성거인신적 존재로서 그 행위나 성격이 마고할미와 동일한 지역적 변이형으로 파악된다"


공개바위 아래쪽인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에서 자란 김용규(57·거제 외포초등 교장)씨는

"삼베 구만필의 치마를 두른 마고할미가 공기놀이를 하다 치마폭에 싸서 그곳에 쌓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이농현상 등으로 1990년대부터 사람의 발길이 끊어진 이후 잊혔다가 신비감 때문에 다시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등산객들은 되묻는다. "마고할미는 공기놀이 하러 언제 다시 올까?"



김길수 기자 kks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