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전설 보따리] <22>
'화지산'의 정묘(鄭墓)
고관대작이 묻힐 명당에 밀짚으로 관을 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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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화지산에 위치한 정묘 전경. |
- 장소: 부산진구 양정동
정문도(鄭文道)는 이방으로서 현령을 보좌하고 있었다.
마지막에는 [화지산]에 올라 명당혈을 찾다가 사방을 둘러보면서 혼잣말로
"참 좋은 명당인데, 앞에 보이는 절영도 봉래산에 괴암(怪岩)이 보여서 역적이 날 자리야"라는 장탄식을
정 이방이 엿듣고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일러두었다.
안일호장(安逸戶長· 고려 때 나이가 일흔 살이 돼 퇴직한 호장. 퇴직 후 봉록을 주어 안일하게 살도록 하였음)이 되었다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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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 정씨 시조호장문도묘비. |
장지를 화지산(華池山·199m)으로 정했다.
운구를 할 때 기이한 일이 생겼다.
백설이 뒤덮인 가운데 호랑이가 누웠다가 상여꾼 소리에 떠나갔다.
그 자리에는 눈이 없어 그 곳을 파고 장례를 마쳤다.
삼우제 때 가 보았더니 기괴한 일이 또 생겼다.
시신을 누가 파냈던 것이다.
두 번째 다시 매장하였으나 또 시신이 무덤 구덩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 자리는 고관대작이 묻힐 명당이다. 아전이 묻힐 자리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괴변을 당한 아들들이 애원하면서 "괴변이 난 것을 아시니 고치는 방도도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제발 불쌍하게 생각하여 그 방도를 가르쳐 주소서"라고 호소했다.
백발 노인이 "영정에 고관대작의 명칭을 붙여도 역적 행위이고 금관조복을 시신에 입혀도 역적이 되는 것이니
밀짚을 엮어 관을 싸 묻어보게나"라고 충고했다.
그제서야 아들들은 백발 노인에게 감사의 뜻을 말하고자 하는데 일순간 노인은 간 곳 없이 사라졌다.
"또 묻었구나"하면서 봉분을 헤치고 관이 드러날 때 달빛에 밀짚이 황금빛으로 보이니
도깨비들이 속아 "이제서야 주인이 들었구먼, 우리가 할 일은 다하였다. 빨리 원상복구하고 가자"라고 하더니
재빨리 원상복구하고 사라졌다.
거대한 뇌성벽력이 [절영도 봉래산]의 괴암(역적암)을 부숴버렸다.
이후 정문도의 후손들은 잘 돼
정승이 17명, 대제학이 2명, 문과급제자가 198명이 난 보기 드문 향호세족이 되었다.
이 앞을 지나갈 때 승마자는 반드시 말에서 내려 배례한 후 경내를 벗어나 말을 탔다.
해서, 지금까지 이곳은 하마정(下馬停)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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