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내 고장 숨은 '이바구'… ] 산 위에 고기떼 밀양 '만어사'

금산금산 2014. 7. 2. 21:32

 

[내 고장 숨은 '이바구'…] 산 위에 고기떼 밀양 '만어사'

1만개 바위가 된 물고기 지금은 주민 소득 큰 기여

 

 

▲ 1만 명의 천인 또는 동해 용왕 아들을 따라 와 물고기가 변한 만어석 전경.

김태권 기자

'수로왕 때 가락국 옥지(玉池)에 [독룡]이 살고 있었다.

 독룡은 만어산에 있던 다섯 나찰녀(악귀)와 사귀었다.

이들은 [뇌우와 우박을 일으켜] 4년 동안 가락국에 오곡이 여물지 못하도록 백성을 괴롭혔다.

수로왕은 주술로써 막으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왕은 인도에 있는 부처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부처님은 신통력으로 수로왕의 뜻을 알고

만어산에 여섯 비구와 1만 명의 천인을 보내 독룡나찰녀를 물리쳤다.

왕은 이를 기리기 위해 만어산에 사찰을 건립했고 부처님이 보낸 1만 명의 천인은 돌이 됐다.'

 

                                                             -삼국유사에서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수명을 다한 것을 알고 무척산의 한 신통한 스님(神僧)을 찾았다.

왕자는 스님에게 새로 살 곳을 마련해줄 것을 부탁했다.

스님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터'라고 말해줬다.

왕자는 수많은 종류의 고기떼와 함께 길을 떠났고 현재의 만어사에 머물렀다.

왕자는 만어사에서 5m가 넘는 바위(미륵바위)가 됐고 왕자를 따라왔던

수많은 물고기들은 크고 작은 돌(萬魚石)이 됐다.'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에서-


왕자와 신하가 변한
미륵돌과 만어석
수많은 관광객 찾아
지역 경제에 '효자'


삼국유사와 동국여지승람, 택리지에서 언급됐던 곳이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자성산 8푼 능선]의 만어사(萬魚寺)다.

만어사에는 너비 100m, 길이 700m에 걸쳐 수많은 돌무더기(암괴류·천연기념물 제528호)를 볼 수 있다.

돌 생김새도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에서 언급했듯이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다.

공중에서 만어석을 바라보면 한 마리의 큰 물고기산 정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사진은 다음 지도). 김태권 기자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돌무더기는 한 마리의 큰 물고기가 산 정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용왕의 아들이라는 5m가 넘는 미륵돌은

자신의 신하이자 백성이었던 만어석을 인자한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미륵돌은 보는 각도에 따른 모습이다.

앞에서 보면 돌고래, 옆에서 보면 가오리 꼬리 모양인데 불가에서는 부처님, 사천왕상, 큰스님의 모습이란다.

보는 각도에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동해 용왕의 아들인 5m가 넘는 미륵돌. 김태권 기자

 

 

부처님이 중생을 구제했듯이 미륵돌에 기원하면 아들을 낳게 해 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또 나라에 큰일이 생기면 땀을 흘렸다는 사명대사 비석처럼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일합방

땀을 흘리기도 했단다.

이뿐만 아니다.

[미륵돌]과 [만어석]에서 샘물도 솟아난다.

샘물이 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부산·경남 일대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그러나 만어석에는 비슷한 돌이 많아 샘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운 좋게 찾았다해도 입구가 너무 좁아 쉽게 마실수도 없다.

만어석은 두들기면 종처럼 맑은 쇳소리옥소리가 난다고 해서 [종석]이라고 부른다.

볼거리는 또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이는 만어사 삼층석탑(보물 제466호)이다.

이 때문일까?

예부터 만어사에 많은 사람이 찾았다.

신라시대에는 왕이 불공을 올리는 장소였다.

왕은 백성의 안전과 윤택한 삶을 빌었다.

고려 때와 조선시대 때도 만어사를 여러 차례 중건한 것으로 보면

사찰은 주민들과 늘 가깝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래에도 마찬가지다.

만어사는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관광객들은 만어사를 둘러본 뒤 인근 마을에서 식사와 함께 지역 특산물인 딸기나 복숭아 등

제철 농산물을 구입해간다.

만어사가 지역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2천 년 전에는 독룡과 마찰녀가 백성을 괴롭혔지만 이후에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아

나라를 걱정하거나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면서 지은 죄를 갚고 있다"고 입을 모왔다.



김태권 기자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