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 고분군 베일을 벗기다] 7.
좌담회
사시사철 발길 끊이지 않는 도심
고분군으로
도심 속
고총고분인 부산 [연산동 고분군]에 대해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국가 사적지로 지정하기 위해 마련한 시리즈 '연산동 고분군 베일을 벗기다'가 6회째 기획기사를 마쳤다. 부산대
고고학과 김두철 교수, 연제구청 문화공보과 조귀례 과장,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 홍보식 팀장, 혜원정사 원허 주지 스님을 초청해 시리즈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앞으로 연산동 고분군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먼저 부산일보가 연산동 고분군의 도굴 유물에
대한 관심과 사적지 지정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부산시민에게 연산동 고분군의 존재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언론 보도로만 끝낼 게 아니라 국가 사적지 지정과 무관하게 향후 연제구청이나, 부산시가
고분군의 존재를 더 적극적으로 시민에게 알리고 이를 역사교육, 문화, 축제 등과 연결 짓는 다양한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좌담회장을 찾아 부산일보가
연산동 고분군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준 데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 연산동 고분군을 부산의 대표적 문화 관광지로 가꾸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칠산국 왕릉제'와 같은 연산동 고분군과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를테면 구청이
나서서 구보를 통해 관련 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게 필요하다. 또 교육청과 연계해 학생들을 위한 역사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고분군의 존재를
더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이 필요한데.
원허 스님 : 일단 시민들이 현장에 가서 눈으로 봐야 홍보가 잘
될 것 같다.
김두철 교수 : 국가 사적지 지정을 목표로 한다면 이제는 연제구청만의 목표가 아니다.
연제구는 실무 차원에서 안에서 챙길 것을 챙기고 부산시가 고분군 주변과 전체 정비,
외부로 알리는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홍보 방안이 있겠지만 연산동 고분군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를
스티커나 캐릭터로 만드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조귀례 과장 : 왕릉제도 관련 행사인데 원허 스님께서 행사 일정을 통보해
주시면 주민들이 동참하도록
전파하겠다.
1년에 한 번 온천천 축제를 해 오고 있는데 올해는 기획 단계부터 고분군을 알리는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또 구청 홍보관에도 상설 부스를 만들어 고분군 관련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홍보식 팀장 : 연산동
고분군에서 나온 상징적 유물을 형상화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관청이 국가 문화재로 지정받고자 하는 유적에 대해 정리한 리플릿을 만들어
출퇴근길 시민들에게 나눠 주면서 홍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도 이런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부산박물관이 연산동 고분군에 대한 4~5분짜리 영상물을 만들었으니
이를 구청 로비에서 방영하면 좋은 홍보가 될 것 같다.
-일본 도쿄박물관에 있는 4점의 연산동 고분군 유물 반환은.
홍보식
팀장 : 지금까지 일본의 문화재 정책을 봤을 때 반환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적이고 성급한 접근보다는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는 게 우선이다.
정부도 국외문화재 환수팀을 문화재청 안에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국가기관과 연계해
환수 방법을 모색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게 좋다.
국외문화재 환수팀의 문화재 반환 우선 목록에 연산동 고분군 유물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두철 교수 : 중요한
것은 민간 차원에서 잊지 않고 관심을 갖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도쿄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연산동 고분군 유물을
역으로 우리가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다.
도쿄박물관은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전시만 이루어진다면 꼭 나쁠 것은 없다.
이를 통해 전시 유물이 부산 연산동 고분군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제대로 알리면 된다.
이런 게 자꾸 쌓이면 반환도
가능하다.
원허 스님 : 월정사의 조선왕실 의궤 환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연산동 고분군의 다양한 활용 방안은.
홍보식 팀장 : 우선 '옛날
무덤'이라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 연극, 공연 등을 통해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역사성 있는 축제 등 시민이 사시사철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좋다.
주로 낮에만 주민들이 산책하는 데 밤에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원허 스님이 하고 있는 거칠산국 왕릉제도 좀 더 역사성을 가미해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김두철 교수 : 먼저 길을 만들어야 한다.
연산동 고분군과 복천동 고분군이 중요한 것은 도심 속에 이렇게 거대 유적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민이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천동 고분군과 연산동 고분군 유적이 비슷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두 개를 연계해 볼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도 좋다.
또 인근에 배산성지 등 다른 유적도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이곳도 연결되어야 한다.
반나절 코스로 쉽게 접근성을 높이는 길이면 좋겠다.
원허 스님 : 복천동과 연산동 두 고분군을 연결하는 갈맷길 같은 역사탐방 코스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팻말도 붙이고 복천동에서 연산동 고분군을 잇는 차량 노선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고분군을 공원처럼 친근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면 접근성도 좋고 무덤이라는 두려움도 없어질 것이다.
조귀례 과장 : 구별 벨트는 부산시에서 연계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
연제구는 문화체육공원, 배산성지와 연계해 이곳을 역사현장 트레킹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국가 사적지가 되면 예산이 지원되는데, 그렇게 된다면 10호분을 개방해 주민들이
그 안에 들어가 유물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역사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유물 전시관도 만들 계획이다.
-고분군의 조망권 확보를 위해 일부 나무를 제거해야
하는지.
김두철 교수 : 여기서 조망권은 시민들이 쳐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마당에 조망이라는 것은 좀 늦은 감이 있다.
다만 존재 자체를 부각하기 위해서는 나무 밑부분 가지 정도만 쳐 주면 될 것 같다.
원허 스님 : 벌목을 많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
개인적으로는 잡목이 많이 정리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무를 없애 조망권을
확보한다는 것은 이미 늦었다.
홍보식 팀장 : 일부 잡목들만 제거하면 된다.
무덤 보호 차원에서라도 우리나라 전통 수목이 아닌
오리나무나 아까시나무는 베는 게 맞다.
조귀례 과장 : 대규모 벌목은 없을 것이다.
시 문화재 심의 위원들이 심의한 결과를 토대로 연제구청은 이에 따를 것이다.
-끝-
정리=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사진=강선배 기자 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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