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전설의 고향] 창녕 영산 '문호장'
관에 억눌린 평민 대변한 영웅 창녕 지키는 수호신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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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장(文戶長)은 당시 관에
억눌린 평민을 대변한 영웅 또는 신인(神人)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호장(戶長)을 지냈으나 만년에는 영산 인산껄에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 날, 감찰사가 거창한 행사 행렬과 함께 영산현의 사정을 살피기 위해
인산껄을 지나가게 되었다.
때마침 모내기철이라 길가에는 점심 밥 광주리와 반찬 그릇들이 놓여져 있었는데,
감찰사의 말(馬)이 농부들의 점심밥을 밟아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모내기철 점심 밥상 밟은
감찰사 일행 혼내 줘
단오날 넋 기리는 제례
전국서 찾아와 참배
순간 말의 네 다리가 땅에 딱 붙어 움직이지를 아니하였다.
이는 문호장이 분노해 도술을 부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안 감찰사는 문호장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했다.
나졸들에게 포박당해 문초를 당하던 문호장은
'쌀농사를 지어서 나랏님 섬기고 부처님 공양하며 죽은 조상 봉제하고 산 부모 봉양하며
만백성이 양식하는 것이온데 어찌하여 농군들의 점심밥을
짓밟는단 말입니까?'
감찰사는 이치에 맞는 말이라 주춤하였지만 체통
때문에 문초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곤장을 치면 곤장이 부러지고 부젓가락으로 지지면 얼음덩이가 되어 떨어질 뿐이었다.
감찰사는
그의 초인적 능력에 질려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그 무렵 문호장은 자신의
천명이 다한 것을 알았다.
그는 감찰사에게 죽음의 비밀을 말했다.
양쪽 겨드랑이 밑에 있는 날개를 보여주며 지릅대(삼대)로 치라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자 그는 자는 듯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어허, 위인을 죽였구나'
그 다음 해부터 영취산 정상에서 문호장의 넋을 기리는 제례가 베풀어졌고, 그 후
360여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창녕군지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문호장은 창녕군민들의 마음 속에 창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호장 사당에서는 해마다 단오날이면 창녕군수가 초헌관을 맡아 제례를 봉행하고 있으며, 이와함께
문호장굿도 영산사적보존회에 의해 매년 열리면서 전승되고 있다.
단오날에는 찾아온 창녕군민들로 문호장 사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오날 이외도 입시를 앞두고 있는 학부모들이나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사당을
찾아와
참배하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
창녕군민뿐만 아니라 부산과 서울
등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지인들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한다.
문호장 사당을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교통이 편리하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 교리 18에 있는 문호장 사당은 구마고속도로 영산IC에서 승용차로 불과 10여 분 거리.
영산의 주산인 영취산 중턱에 위치한
사당에는 그의 영정과 목상(목불), 그리고 위패가 안치돼 있다.
문호장 영정은 호랑이를 타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수백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그의 초인적인 신통력을 엿보게 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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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을 대변한 영웅 문호장을 모신 사당이 경남 창녕군 영산면 교리에 위치해 있다. 사당에 있는 그의 영정을 보려고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백남경 기자 |
이 영정은 민간에서 구전돼 오던 형상을 1950년대에 재현한 것이고, 만들어진 연도가 미상인 목상은
일제강점기때에 발견됐다고 한다.
사당은 같은 구역 내에 있는 영명사(주지 지종스님)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지종스님은 "문호장이 농민의 편에 서서 당시 서슬푸른 감찰사의 횡포에 태연히
맞섰다는 점에서 오랜 세월동안 잊혀지지 않고 영산면민들의 마음 속에 남아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창녕군은
문호장굿이 경남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안동대학교 민속학과에 고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백남경 기자 n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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