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바구

[약 되는 약 이야기] 약, '건강' '위협'할 수도

금산금산 2014. 12. 21. 18:29

약, '건강' '위협'할 수도...

 

 

 

 

 

 

 

헬리코박터균 치료제를 처방 받은 환자가 약국을 찾아왔다.

 

처방 대로 약을 지은 뒤 복약 방법을 설명했다.

"이 약은 아주 고단위의 항생제입니다. 혹시 다른 약 드시는 건 없어요?"

"의사에게 다 얘기 했는데 약사에게 또 해야 하나요?"

"그럼 의사에게 드시는 약 처방전 보였나요?"

"처방전을 안 가지고 가서 그냥 심장약 먹고 있다고 얘기 했어요."

"어떤 심장약인가요?"

"콜레스테롤 저하제요."

"그 약은 어느 병원에서 처방받아 어느 약국에서 구입하셨나요?"



환자는 짜증을 냈다.

그냥 약이나 지어주지 뭘 그리 꼬치꼬치 캐묻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환자가 밝힌 병원과 약국에서 확인한 결과, 그는 바이토린이라는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바이토린은 고혈압이나 당뇨 처방에 거의 들어가는데, 두 가지 성분이 복합된 약이다.

문제는 그중 하나인 '심바스타틴'이란 성분이다.

횡문근변성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횡문근변성은 근육세포가 파괴되는 무서운 증상이다.

실제로 10여 년 전 미국에서 세리바스타틴 성분이 포함된 콜레스테롤 저하제가 일으킨

횡문근변성으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횡문근변성으로 손상돼 떨어져 나온 근육세포가 혈류를 타고 돌다가 아주 가는 혈관이 모여 있는

 신장세포를 막아 신장을 비롯한 장기를 손상시켜 사망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이 환자가 새롭게 처방 받은 헬리코박터균 치료제에 들어 있는 항생제 성분은

심바스타틴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병용금기' 약이다.

약은 양날의 칼이다.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오히려 독이 된다.

환자와 약사, 그리고 의사까지, 약을 독이 아닌 명약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명희

일신약국 대표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