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이수도'
언덕에서 본 해안·거가대교 야경 황홀…다양한 체험 하루쯤 묵어도 좋아
섬 언덕에서 내려다 본 이수마을 전경. 바다 건너가 거제 본섬이다. |
-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 '학섬'으로 불려
- 몰려드는 부산 관광객·낚시객 '북적'
- '찾아가고…' 선정후 인프라구축 활기
- 폐쇄된 초등학교 분교 새단장
- 선상낚시·고기잡이 체험 등 가능
- 대구·멸치 특산물…상수도 시설 완비
경남 거제의 부속섬인 이수도(利水島)는 장목면 시방마을에서 바닷길로 1㎞ 떨어진 자그마한 섬이다.
거제가 품고 있는 9개 유인도 가운데 5번째로 크다.
부산 방면에서 거가대교를 지나올 때 왼편으로 보이는 섬으로, 부산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멸치잡이인 권현망을 설치해
부자마을이 되자 바닷물이 이롭다는 뜻으로 이수도란 이름이 붙여졌다.
섬의 생김새가 거제의 대금산을 향해 학이 날아 오르는 형상이라 일명 학섬이라고도 부른다.
섬의 뒤편으로는 작은 무인도 3개가 자리잡고 있는데 마치 학의 알이 3개 놓여 있는 형국이다.
■ 자연친화적 개발 한창
지난 12일 장목면 시방마을에서 출발하는 도선(이수호)은
섬을 찾는 탐방객들로 북적거렸다.
거가대교 개통 후 부산의 관광객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도선을 탄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이내 섬에 도착했다.
섬 왼편으로 거가대교 사장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섬 앞바다에는 낚시객들을 위한 해상 콘도 3채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섬 입구 방파제 양쪽으로 빨간등대와 하얀등대가 자리잡아
그 사이로 뱃길을 안내한다.
섬에 도착하자 야트마한 언덕 위로 최근 신축한 펜션이 보이고
여러 채의 전원주택 공사가 한창이다.
섬은 여느 조용한 섬과 다르게 꽤 분주한 모습이다.
섬 앞바다가 겨울 대표 어종인 대구 조업지이기 때문이다.
물양장에서는 대구잡이 그물 손질이 한창이었다.
섬 곳곳에서는 자연친화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 중인 '찾아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후 섬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섬의 왼편으로 해안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꾸불꾸불한 섬마을 골목길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갔다.
섬의 최고봉이라 해봐야 해발 77m에 불과해 가족 나들이나 산책 코스로 안성마춤이다.
언덕길은 등산로 정비공사 중이다.
예전 오솔길을 확장하는 한편 쉼터와 해안 전망대 6곳을 조성하고 있다.
언덕에서 바라본 해안 경치는 압권이다.
섬의 앞쪽으로는 거제 본섬이 이어져 있고, 부산 가덕도와 연결된 거가대교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등산로에서 섬 뒤편 해안가로 내려갈 수 있는 덱 로드와 덱 계단 공사도 한창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2017년 4월이면 관광 휴양섬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 비경 속 어촌체험 각광
거가대교 접속도로에서 내려다 본 이수도 전경. |
섬 오른편에 위치한 초등학교 분교가 폐교되자
섬 주민들은 이를 리모델링해 체험마을로 운영 중이다.
30여 명이 머물 수 있는 큰방 2개와 작은방 2개,
샤워시설, 조리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잔디가 깔린 운동장 바로 앞애 펼쳐진 바닷가 풍경이 고즈넉하다.
학교 담벼락에는 벽화작업이 진행 중이다.
체험마을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기암절벽과 청정해역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한 체험마을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배 위에서 고기를 낚아 바로 회로 떠 먹는 선상낚시, 직접 그물로 고기를 잡아보는 자망어업,
배를 타고 문어를 잡는 문어단지 체험, 바지락 체험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바지락 체험은 물때 확인이 필수다.
체험행사에 참가하려면 예약(055-681-2501. 010-6773-6244)을 해야 한다.
이 섬은 볼거리도 풍성하다.
거가대교 야경은 황홀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슴 떼가 이동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
이 섬은 사슴 방목으로 유명하다.
현재 80마리를 방목 중이다.
사슴들이 밭작물을 먹어 치워 피해가 잇따르자 울타리를 치고 있다.
■ 하룻밤 머물고 싶은 섬
어촌체험마을 전경. |
체험마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섬에서는 숙박이 자유롭다.
최근 신축된 펜션과 해상콘도가 있는 데다 마을 주민들이
민박집을 많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어촌계에서 빌려 운영하는 펜션(석양과 학섬)을 이용하면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1박 3식을 제공하는데, 배에서 갓 잡은 싱싱한 회와 문어,
각종 해물들이 쉴새 없이 밥상에 올라온다.
섬 입구에 형성된 촌락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안이 암석인데, 곳곳에 해안절벽이 발달해 있다.
해안절벽은 갯바위 낚시의 주요 포인트 하고 있다.
섬 주변 해역은 대구 산란지역으로 겨울철이면 대구잡이와 함께 돔 낚시가 유명하다.
특산물에는 대구 외 마른멸치와 멸치액젓도 있다.
멸치를 잡아 삶은 뒤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고 해풍에 말린 마른멸치는 영양분과 맛이 뛰어나다.
섬은 38만㎡의 크기로 해안선 길이가 3.7㎞에 이른다.
주민은 45세대 75명이다.
지난해 광역상수도가 해저관로로 연결되면서 물 걱정에서 완전 벗어났다.
현재 섬 언덕에는 15채의 전원주택이 신축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섬의 절반 이상이 외지인 소유다.
이수도행 도선(문의 010-7441-8085)은 시방마을에서 오전 8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하루 6차례 왕복 운항한다.
# 박영기 어촌계장
- 이수도 떠났다 돌아온 토박이…일주도로 개통 섬사람 숙원사업
박영기(63·사진) 어촌계장은 요즘 하루 해가 짧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촌계를 운영하는 막중한 임무와 함께
생업인 대구잡이 조업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섬을 방문한 지난 12일에도 대구잡이 그물을 손질하느라
그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맺혀 있었다.
그는 이수도에서 태어나 유년시절까지 섬에서 보낸 후 섬 생활이 싫어 무작정 뭍으로 나갔다.
그리고 배에 몸을 실었다.
대형트롤어선 기관장을 지내는 등 30여 년 배에 타면서 돈도 꽤 벌었지만
고향이 그리워 10년 전 이수도로 돌아왔다.
어촌계장은 2009년부터 맡았다.
섬을 떠날 때는 맨손이었지만 돌아올 땐 어선 선주였다.
귀향 후 그의 어선은 3척으로 늘었고, 문어잡이와 피조개 양식으로 재산도 불어났다.
그렇게 번 돈으로 고향 마을의 땅을 조금씩 사들였다.
그는 이수도 내에서 알부자로 통한다.
박 계장은 "이수도에 자연친화적인 개발 바람이 불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면서 전원주택을 지어 이주해오는 외지인들이 늘어나 섬에 활력이 넘쳐난다고 했다.
"거가대교와 인접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 때문에 남해안의 새로운 관광 휴양섬으로 각광받을 겁니다." 그는 고향의 미래를 낙관했다.
다만, 조성 중인 해안도로가 중간에 끊기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섬 뒤편의 갯바위와 해안절벽 등 빼어난 자연경관을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일주도로가 완공돼야 합니다."
이와 함께 도선 출발지인 시방마을와 이수도를 다리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이수도를 많이 찾아주세요."
그는 거듭 당부했다.
그의 당부에는 관광객이 늘어나다 보면 언젠가 다리 건설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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