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의 '땅딸보' 소나무
장군의 소변 천연비료되어 독야청청 뽐내
금정산 원효봉 인근 너럭바위에 위치한 김유신 장군의 땅딸보 소나무. |
- 장소 : 금정구 청룡동
- 금정산서 낭도들과 훈련하다
- 어느날 부동자세 버티기 도중
- 원효봉 너럭바위에 선채 볼일
- 이때 부하가 심은 나무 한그루
- 천년의 세월 딛고 푸르름 자랑
지금까지 알려진 김유신(595~673)과 관련된 전설이나 흔적은
지리적으로 경주와 울산 울주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김유신 장군이 병사들과 휴식을 취했다는 경주 오봉산 마당바위,
김유신 장군이 단칼에 쪼갰다는 단석(斷石)이 정상석 바로 옆에 위치한 경주 단석산 등이 단적인 예.
하지만 부산의 진산 금정산에도 김유신과 관련된 전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김유신은 15세 때 화랑이 되어 낭도를 이끌고 거지화현(울주군 상북면)의 고헌산과
그 산자락 만당벌에서 수련했다.
이후 그는 남쪽으로 내려와 거칠산군(동래군)의 서북쪽 낙동강이 보이는
가마골 진산인 금정산에서 산맹강서(山盟江誓)했다.
유신은 삼국통일이라는 대업을 품고 금정산 고당봉에서 오랫동안 수련을 했다.
금샘에서 통일을 기원하며 "적국이 자주 침범하여 죄없는 백성이 피를 흘리게 되오니 저는 소동이오나,
적을 소탕할 뜻을 품었사오니 천지신명이시어 굽어살피셔서 저에게 힘을 주소서"라고 성심껏 기도로
다짐을 했다고 전해온다.
실제로 유신은 금정산에서 낙동강을 굽어보며 낭도 청소년들의 호연지기와 무예를 연마시켜
삼국통일의 초석을 다졌다.
어느 날 유신은 고당봉에서 동남쪽으로 내려와 원효봉 인근에서 수련을 했다.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뻗은 산등성이에는 아주 높은 너럭바위가 있다.
이 바위 틈서리에는 어른 키 만한 땅딸보 소나무가 박혀 있다.
이곳 바위 틈서리에 뿌리내린 땅딸보 소나무는 빗물과 이슬 그리고 이끼에 낀 물기를 먹고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생명력이 강한 이 소나무는 김유신과 연관이 있다고 전해온다.
유신은 원효봉 인근의 너럭바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휴식도 이곳에서 했고, 훈련도 주로 여기서 시켰다.
어느 날 유신은 낭도들과 이곳 너럭바위에서 훈련을 함께했다.
그날 훈련은 부동자세로 누가 오래 서 있냐 하는 것이었다.
유신과 낭도들은 너럭바위에서 오랫동안 부동자세로 견디며 경쟁을 했다.
그러기를 수십 시간.
결국 유신은 부동자세를 흐트리지 않기 위해 그만 선 채로 소변을 봤다.
그런 낌새를 알아차린 한 익살꾸러기 낭도가 그 자리에 아기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놓았다.
이 소나무는 1000년의 유구한 세월을 거치며 비바람을 이겨내고 자라
독야청청(獨也靑靑) 그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이후 금정산성 내 주민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듣고 이 소나무를 '김유신 땅딸보 소나무'라 부르고 있다 한다.
김유신은 고구려를 공격할 때 당나라 군사들과 힘을 합했다.
평양을 포위하고 있는 당군으로부터 군량이 떨어져 위급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는 적진을 뚫고 급히 군량미를 당군에 수송하는 어려운 일을 자진해서 맡았다.
당시는 무척 추운 겨울이었다.
겹겹이 고구려군이 지키고 있는 큰 길을 피해 험한 산길로 돌아가야 하는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었다.
천신만고 끝에 평양성 인근 장새(獐塞)라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 인마(人馬)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눈보라는 시야를 막아 전군이 동사할 위험에 직면했다.
67세의 백발의 김유신은 몸소 웃옷을 벗고 어깨로 수레를 밀었다.
그 광경은 장병들에게 기적과 같은 힘을 샘솟게 하여 무사히 군량을 전할 수 있었다.
평생을 걸쳐 한결같았던 그의 불퇴전의 기상은
젊은 시절 금정산에서 낙동강을 굽어보며 무예를 연마한 덕택이 아니었을까.
호국의 얼이 서려있는 금정산에서 훈련한 김유신은 큰 회전이 있을 때마다
탁월한 통솔력과 전술을 발휘하여 마침내 삼국통일(668년)의 위업을 낳는 지렛대 역할을 하였다.
가마골향토역사연구원장·국사편찬위원회 부산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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