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100만 년전 한반도 유래' 점박이물범', 기후변화로 사라지나!...

금산금산 2015. 12. 23. 15:35

100만 년전 한반도 유래 점박이물범, 기후변화로 사라지나

 

 

 

 

 

환경변화 등 중국 랴오둥만 유빙 쇠퇴…겨울철 번식생태 위험

 

 

 

 

                                       

 

 

 

 

100만 년 전 미국 알래스카, 러시아 오호츠크해 및 베링해에서

한반도 서쪽과 중국 랴오둥만으로 이동했던 '황해 점박이 물범'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2일 해양수산부와 국내 유일 해양포유류 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랴오둥만과 백령도, 중국 산둥성을 오가며 서식하고 있는 황해지역 점박이 물범(사진, 영문명 spotted seal)이 기후변화로 인한 랴오둥만의 유빙감소와 환경오염 때문에 10년 만에 100개체로 급감했다.


'황해 점박이 물범'은 1930년대 약 8000개체에서 1980년대에는 2300개체,

 2000년대에는 1000개체 이하로 줄었다.

황해 점박이 물범은 2002년 340개체에서 2009년 250개체로, 최근 조사인

2011년 통계에서는 246개체로 감소했다.

이 추세로 가면 이 지역 점박이 물범은 자연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고래연구센터 안용락 해양수산연구사는 "황해 점박이 물범은 겨울철 랴오둥만 인근의 유빙 위에서 새끼를 낳는데 유빙 면적과 유빙의 지속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물범 새끼는 유빙 위에서 살면서 털갈이를 해야 하는데 털갈이 전에 유빙이 녹아 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죽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해 생존하기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 점박이 물범은 겨울 번식기에는 랴오둥만에서, 여름철에는 백령도 인근에서 서식한다.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황해 점박이 물범은 러시아 극동지역 포시에트만의

점박이 물범과 유전자가 같아 번식하기 위해 서로 교류하고 있다.


안 연구사는 "유전자 감식과 위성추적 결과, 러시아 극동지역 점박이 물범과 황해 랴오둥만 점박이 물범은 번식을 위해 왕래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근친교배를 막아 유전적 건강성을 지속시키려면 황해 점박이 물범과 러시아

극동 점박이 물범의 생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3년 5월 경북 월성 원전 취수구에서 점박이 물범을 구조해, 1개월 치료 후 GPS를 달아 위치추적했더니

점박이 물범이 중국 랴오둥만~서해안~남해안~동해안~러시아 극동지역으로의 이동이 관찰됐다.

국립수과원에 따르면 2004년, 2006년, 2010년, 2012년에 부산에서 혼획된 적이 있다.

점박이 물범은 잡식성으로 20~30m 수심의 어류를 좋아해 한반도 연안을 따라 이동한다.

 

랴오둥만과 백령도 인근에 서식하는 황해 점박이 물범은 100만 년 전에 알래스카, 베링해서 서식하다

랴오둥만으로 이동했는데 기후변화, 환경오염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인 셈이다.

알래스카 등지의 점박이 물범과 중국 및 서해안 점박이 물범은 개체군이 다르다고 한다.

해수부 목정임 주무관은 "서양 사람과 동양 사람이 같은 사람이면서도 약간의 차이가 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점박이 물범 보호를 위해 여름철 서식지인 백령도 인근에 대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중국, 러시아, 일본과 공동연구 및 개체보호를 위한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국제동물복지기금, 세계자연기금 등을 활용한 서식실태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러시아는 현재 극동지역 점박이 물범 보호를 위한 해역 지정을 한 상태라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한, 중, 일, 러가 참가하는 '동북아 물범보호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반도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황해 점박이 물범은 2009년 8월 백령도에서 백상아리에게 포식당하는 장면(본지 2009년 8월 20일 15면 보도)이 국립수산과학원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생태습성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바 있다.

 

  •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