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

'BIFF거리 상징' 대영시네마 역사 속으로

금산금산 2016. 5. 14. 20:50

'BIFF거리 상징' 대영시네마 역사 속으로




경영난 이유로 18일 폐점…롯데시네마 입점 논의 중







- 1957년 남포동서 문 열어
- 부산 대표 복합영화관 역할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왔던 부산 중구 남포동 대영시네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극장과 함께 BIFF거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영화관의 폐점 소식에 시민들도 아쉬워했다.


   

12일 부산 중구 남포동 대영시네마 매표소에서 관람객이 표를 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



대영시네마의 관리처인 서울극장은 12일 "경영상의 이유로 대영시네마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오는 18일까지만 영화관을 운영하고 폐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영시네마 자리에는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롯데시네마'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롯데시네마 홍보팀 관계자는 "대영시네마 건물을 매입하려는 쪽과 임차계약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계약이 확정되면 올해 하반기 안에 영화관을 개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영시네마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롯데시네마 부산대영점(가칭) 오픈 예정'이라는 문구가 있어

롯데시네마 입점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1957년 문을 연 대영극장은 1994년 폐관했다가 1999년 총 6개 스크린을 갖춘 복합극장으로 재개관했다.

현재는 총 8개관으로 확장했다.

부산 출신의 원로 영화배우 고은아 씨가 이 극장의 대표를 맡고 있다.

대영극장은 부산극장(1934년 개관)과 더불어 부산의 주요 향토극장이자 남포동 'BIFF거리'의 상징과 다름없다.

부산극장은 현재 메가박스와 협약을 맺고 '메가박스 부산극장'으로 불리지만, 경영은 독립돼 있다.

한국영화자료연구원 홍영철 원장은 "대영시네마가 폐점되면 이제 부산의 향토극장으로 이름이 남는 건 부산극장 하나뿐"이라며 "대영극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쉽고 안타깝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광역화되는 현상은 전 세계 극장가의 흐름이다"고 말했다.

대영시네마 폐점에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시민 이주현(여·30·연제구 연산동) 씨는 "롯데시네마로 바뀌면 기존의 낙후된 시설이 좋아지겠지만, 남포동 BIFF거리의 매력은 좀 떨어질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중구 측은 "대영시네마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영화관인 만큼 계속 운영되길 바랐지만, 운영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안다""이제 하나 남은 부산극장이 지역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영시네마 자리에 롯데시네마가 입점하면 롯데시네마는 부산에서 총 9곳의 영화관을 갖춘 지역 최대 규모다.

 메가박스와 CGV는 지역에 각각 8곳의 영화관을 갖고 있다.

민경진 기자 jnmin@









부산 대표 향토극장 남포동 '대영시네마' 역사 속으로




▲ 오는 18일 영업 종료 예정인 부산 중구 남포동 대영시네마. 정종회 기자 jjh@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발상지 남포동에서 부산극장과 함께 영화제 성장을 이끌었던

부산지역 대표 극장인 '대영시네마'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대영시네마 측은 오는 18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포인트 교환 절차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한국 영화계의 대부 고(故) 곽정환 회장의 부인인 원로배우 고은아(본명 이경희) 씨가 대표로 있는 대영시네마는 지난 17년간 지역의 대표 영화관 중 하나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기업 멀티플렉스의 공세 속에 영화 중심지가 서면과 해운대로 옮겨가면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최근 민간자본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영시네마 건물은 내·외부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 말 '롯데시네마 부산대영점(가칭)'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재개관할 예정이다.  



초창기 BIFF 이끌던 주역  
롯데시네마로 간판 바꿔 



대영시네마는 옛 대영극장과 혜성극장을 합쳐 1999년 7월 '21세기형 최첨단 극장'을 표방하며 문을 열었다.

당초 영화관 신축을 추진하던 벽산그룹이 경영난을 겪자 곽정환 회장과 강우석 감독 등이 공동투자자로 나서,

당시로선 최신 시설의 멀티플렉스가 탄생했다.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보다 앞서 대영시네마가 등장하면서

부산의 복합상영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초창기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상영관이었던 대영시네마는 하루 관객수가 5천 명을 넘을 정도로

전성기를 맞기도 했지만, 몇 년 전부터 경영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영시네마가 사라지면서 순수한 부산지역 향토극장의 명맥은 사실상 끊기게 됐다.

부산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관인 부산극장은 2009년 대기업 멀티플렉스와 업무제휴를 맺었고,

지금은 '메가박스 부산극장'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특히 평지형 좌석 등 '옛날 극장'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본관(1~3관)이 지난해 5월 철거와 함께 신축 공사에 들어가 오는 7월께 재개관한다.

지역 대표 향토극장의 폐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영시네마에 얽힌 추억을 회상하는 수백 개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회사원 이 모(28·여·사하구 다대동) 씨는 "대영시네마는 학창 시절 처음으로 친구들끼리 영화를 본 곳이자 첫 데이트 장소였다""향토극장이 쇠퇴하면서 옛 추억마저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