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근대건축물 사라질 위기 직면
일제 강점기 건립 양산축협 등 역사적 가치에도 철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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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중앙동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인 양산기장축협 창고. |
- "스토리 만들고 관광자원 삼아야"
- 전문가들 도시재생 활용 촉구
경남 양산시의 원도심 중심지인 중앙동 일대 근대 건축물이 철거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보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구도심 도시재생 전략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22일 양산향토사연구회 등에 따르면 양산기장축협 본점 건물과 창고 등 중앙동 일대 일부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 보존 가치가 있지만, 그동안 무관심 탓에 증개축 등이 마구 이뤄져 원형이 크게 훼손된 데다 일부는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다.
지상 2층의 현 양산기장축협 본점 건물은 1941년 지어졌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 양산금융조합(지금의 은행) 사무실로 사용됐다.
건물 외관이 옛 조선총독부 건물처럼 직사각형 모양의 창문이 위·아래로 배열돼 있는 등 원래 모습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는 사무실로 개조되면서 거의 원형을 잃었다.
다만, 1층 내부에 당시 현금을 보관한 금고 출입문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청동으로 된 묵직한 금고 문을 열면 안에 금고도 보인다.
그럼에도 축협 측은 이달 말께 이 건물을 모두 헐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축협 본점 맞은편 양산교회 옆에는 축협 창고가 있다.
이 창고 역시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으로, 당시 금융조합의 쌀 등 현물을 보관했다고 전해진다.
이 건물은 입구에 눈썹 모습의 벽돌 문양이 있어 근대 건축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붉은 벽돌이 건물 외벽을 촘촘히 싸고 있어 일제강점기 건축물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건물 안쪽은 완전히 개조된 뒤 축협 창고로 쓰이고 있다.
벽면에도 콘크리트 자국이 곳곳에 있는 등 원형을 많이 잃었다.
양산기장축협 인근 중앙동사무소 맞은편 모 광고회사 건물은 일제강점기 양산면 사무소 청사로, 민간에 매각됐다.
이 건물은 슬레이트로 만든 삼각형의 지붕 등에서 일본식 건축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근대 건축물 외관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소유인 까닭에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 근대 건축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진화 전 양산향토사연구회 회장은 "이들 건물을 보존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면 지역의 귀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토사 연구가 김영문(54·양산시 중앙동) 씨는 "시가 추진 중인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에 이들 근대 건축물을 활용하면 근대와 현대 건축물이 공존하는 멋진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또 이들 건축물을 지역 스토리텔링 소재로 삼아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김성룡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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