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취향공동체 '덕후당'
"젝키덕후 당원 모집" 청년들이여, 당당히 덕질하자
청년실업률 10% 시대, N포세대로 살아가지만
여전히 젊음 가능성 열정의 무기를 장착하고 당당히 세상과 맞서고 있는 청년들은 많습니다.
본지는 '당당부산청년문화당'이라는 기획연재를 통해 부산 청년문화의 현장을 찾아갑니다.
청년문화예술인 또는 단체와 이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오늘날 청년의 목소리를 담는
'청년대변인 논평' 코너도 마련합니다.
- 취업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 좋아하는 문화를 대안문화로
- 향유하고 성장하는 감성 공유
- '상상편집소 피플' 4명이 창당
- 워크숍·전당대회 등 준비 한창
- 용자·SM·화장품 등 다룰 예정
상상편집소 피플 운영진이 감만 창의 문화촌 놀이터에서 덕후당 모집 포스터와 자신들을 나타내는 캐릭터 인형을 들고 생기발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이가연, 박예슬, 이승희, 김진희 씨. |
방구석에 틀어박혀 혼자만의 세계에서 완벽한 충만감을 맛보면서도
문득문득 외로움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할 뿐이라지만 왠지 타인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도 없다.
무엇보다 ''덕질'할 시간에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닐까?'
불안한 죄책감과 분투하던 청년들이여, 여기 모여라.
바로 당신을 위한 정당, '덕후당'이 창당된다.
문화예술교육·기획단체 '상상편집소 피플'의 프로젝트
'청년 취향 공동체 덕후당'이다.
'창당 준비'에 한창인 상상편집소 피플을 이들이 상주하는
감만 창의 문화촌에서 최근 만났다.
상상편집소 피플은 김진희(38) 대표를 비롯해 이승희(30), 박예슬(28),
이가연(24) 씨 등 네 명의 젊은 여성들이 2014년 활동을 시작한 단체다.
"덕후당은 청년들의 덕질을 매개로 정서를 공유하고 워크숍으로 심화시켜 취향과 사상의 느슨한 연대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자.
'덕후'란 한 분야에 광적인 마니아를 일컫는 일본어 '오타쿠'를 우리말로 '오덕후'라 하다 줄여진 말이다.
'덕질'은 덕후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지칭한다.
'청년 취향 공동체 덕후당'프로젝트는 오는 21일부터 10월까지 매월 첫째·셋째주 토요일 분야별
덕후와 덕후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덕후워크숍을 열고 7, 10월 덕후당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피플의 이승희 씨는 "덕후는 단순한 서브컬처의 소비자가 아닌 새로운 대안문화를 만드는 주체"라면서
"덕후 워크숍을 통해 주체적으로 청년문화를 향유하는 문화 생산자로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워크샵의 주인공은 '용자' 덕후다.
'용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던 일본 선라이즈 제작사와 완구회사인 타카라에서 제작·기획한
애니메이션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다.
국내 방영된 '태양의 용사 썬가드'가 대표적인 용자물이다.
연예기획사 'SM' '인디 레슬링' '코스메틱(화장품)' '음식' 덕후도 다룰 예정이다.
최근 무한도전에 출연해 화제가 된 '젝스키스' 덕후도 찾고 있다.
참가 신청은 덕후당 페이스북(facebook.com/The9party).
■ 청년대변인 논평
★ "요즘 청년들이 '취업하기 힘들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우리 때는 더 힘들었다'고 해요. 저성장시대엔
'내가 열심히 하면 나아질 거야' '조금만 더 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희망 자체가 없는데 '네가 생산적인
걸 해야지, 열심히 안해서 그래' 이런 압박 속에서 살고 있어요. 좋아하는 걸 하는 것조차 망설이는 청년에게 '네가 좋아하는 걸 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어요."(이가연)
★ "기성세대의 흐름을 답습하고 싶지 않지만 '패배자·낙오자가 되기 싫어서' '사회적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덕후처럼 사회적 기준과 관념을 벗어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 청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이승희)
★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축구를 보면 '죄'를 짓는 것 같다고 해요.
안돼 보이기도 하지만 공부를 안 할 수도 없잖아요. 스트레스받으며 매일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덕후당이 위안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박예슬)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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