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부산청년문화당]21일 '에코 아트 트립' 행사
가위바위보로 쌀집 할매 이겨라…수정동 미션여행
- 창작단체 프로젝트GR 주최
- 첨단통신장치 담긴 앱 깔고
- 차 없는 골목골목 누비면
- 곳곳서 주민 참여 퍼포먼스
- 한국·홍콩 예술가들도 동참
①스마트폰에서 '에코 아트 트립' 지도 앱(App)을 다운로드해 실행한다.
②'참여하기'를 누르면 부산 동구 수정동 지도가 펼쳐진다.
③10여 곳에 표시된 '위치 아이콘'을 향해 천천히 동네를 걷는다.
④30년 이상된 김해쌀집에 가까워지자 '할매와 가위바위보'라는 미션이 뜬다.
김해쌀집에는 비콘이 설치돼 있어 참가자가 다가가면 주인 할머니와 가위바위보를 하라는 미션 정보가 앱을 통해 전송된다. 프로젝트 GR 제공 |
다원예술창작그룹 '프로젝트 GR'이 21일 낮 12시~오후 3시 30분 부산 동구 수정동 일대(수정초등학교~수정시장~동구청)에서 개최할 '에코 아트 트립(ECO ART TRIP)'에 참여하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 동해남부선 폐선·부산진역사를 주제로 '아트 트립 인 부산(Art Trip In Busan)'을 진행한 데 이어
지역과 예술을 결합하는 두번째 프로젝트다.
올해는 지역·예술에 환경과 기술까지 융합됐다.
'프로젝트 GR'의 최동민(37) 대표의 경험과 고민이 곳곳에 녹아있다.
수정동은 최 대표가 어린 시절부터 30여 년을 찾았던 큰집이 있는 곳이다.
그는 수십 년간 큰 변화가 없던 동네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차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이 좁은 골목길에 왜 이렇게 차가 많을까.
거리의 주인이 사람이 되고 거리가 놀이터가 되면 어떨까.'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전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교통'을 목표로 '친환경교통주간'(9월 16~22일), '차 없는 날'(9월 22일)을 시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기간 중 수정동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예술행사를 펼치자는 안을 들고
부산기후·환경네트워크와 함께 동구청을 찾았다. 취지에 공감한 동구청의 도움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행사가 진행될 수정초등학교 인근 |
이 행사의 특별한 점은 비콘(Beacon) 기술이 접목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특정 지점에 접근하면 스마트폰 등 단말기로 정보가 전송되는 근거리통신 기술이다.
평범한 지도가 아닌 비콘이 설치된 앱지도를 활용하는 데는
최 대표의 이력이 한몫했다.
극단 아센 기획팀장으로 문화계 입문하기 전 그는 IT 회사에서
보안 네트워크를 담당했다.
당시 한 해 100편이 넘는 공연을 보던 '연극광'이던 그는
취미를 일로 전직(轉職)했지만, 전직(前職)은 창의적 시도의 기반이 됐다.
비콘을 실행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참여자가 경험하는 퍼포먼스다.
거기서 바로 이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인 예술이 구현된다.
참여자와 다양한 소통을 할 시장 상인을 찾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100번 이상 수정시장을 방문했다.
그를 호기심과 경계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던 '쌀집 할매', 카메라를 꺼내는 그를 보고 "저리 가라"고 고함치던
'문방구 아줌마'까지 동참하게 됐다.
홍콩과 한국의 여러 장르 예술가도 '살아있는 비콘'으로 곳곳에서 참여자와 퍼포먼스를 펼친다.
동구청도 '차 없는 주차장'으로 예술의 장이 된다.
최 대표는 "복잡하고 빠른 도시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인간 중심의 도시, 지속가능한 공존을
예술의 언어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당일 수정초등학교 앞 부스에서 신청하면 된다.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문의 gr3627@gmail.com.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스마트폰 앱 '에코 아트 트립'의 미션 지도
'과학·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짝반짝 문화현장] 살아있네! 왔다갔다 아트 페스티벌 (0) | 2016.09.30 |
---|---|
[반짝반짝 문화현장]거장은 어떻게 지역을 빛내나- 김해 서예가 범지 박정식 (0) | 2016.09.23 |
[반짝반짝 문화현장]'힙합 소년, 청년 예술가'로…서덕구의 무한 도전 (0) | 2016.09.16 |
[반짝반짝 문화현장]하동 '박경리문학관'에서 보낸 하룻밤 (0) | 2016.09.09 |
[반짝반짝 문화현장]창녕 우포늪으로 간 가수 우창수 김은희 부부, 그리고 '개똥이들' (0) | 2016.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