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중독시대]…'홍차 한잔' 하실래요?

금산금산 2017. 8. 11. 17:57

커피 중독시대…홍차 한잔 하실래요?



티 소믈리에 과정 알아보기







- 홍차 인기얻으며 부산서도 개설
- 다양한 지역 차 비교·분석 장점
- 고객 기호대로 차 추천·설명 등

- 찻잎 3g 3분 동안 우려낸 뒤
- 숟가락에 떠 ‘씁’ 하고 맛보면
- 목구멍 깊숙이 느껴지는 향기
- 잎 모양·발효 정도따라 다 달라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만날 일이 있을 때 ‘차 한잔할까’하는 말을 한다.

이때 차는 커피이기도 하고 녹차이기도 하고 홍차이기도 하다.

차 종류에선 여전히 커피가 맹위를 떨치지만 홍차에 대한 관심도 꽤 늘어났다.

대표적인 커피숍 브랜드인 스타벅스에서 티바나를 내놓으면서 홍차, 녹차를 활용한

음료 메뉴를 확대한 것만 해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홍차는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홍차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홍차 소믈리에 과정이 부산에서도 개설됐다.



   
티 소믈리에 과정에선 홍차의 향을 맡고 맛을 보며 그 품종의 특징을 찾는 교육을 받는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정승호 원장은

티 소믈리에 과정에 대해 홍차의 기본을 배우는 단계라고 했다.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고 티를 추천해 주거나 고객이 요청한 티에 대한

특성과 배경을 바로 알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차가 생산되는 지역의 차 전문가는 그 지역의 차에 대해서는 도통해

티 마스터라는 용어를 쓴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지역의 차까지 다양하게 알지는 못한다.

티 소믈리에는 다양한 지역의 차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티 마스터와 차이점이 있다.



홍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인도, 스리랑카, 중국이지만

월등히 많이 소비하는 곳은 영국이다.

정 원장은 영국과 홍차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영국 영어에 “He is not my cup of tea”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미국식 영어에서 “He is not my type”이라고

간결히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차를 이용한 표현이 재미있다.

영국에서는 이런 사소한 표현에서조차 차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날 수업에선 다섯 종류의 홍차를 놓고 맛과 향을 비교했다.

맨 처음엔 홍차의 색상과 잎의 모양, 향기를 맡아서 기록한다.

이때 찻잎은 마른 상태다.

이 찻잎을 3g씩 테이스팅 잔에 넣고 섭씨 95도의 뜨거운 물을 부어 3분간 우려낸 뒤 맛과 향을 느껴본다.

우려낸 홍차는 찻잔에 따라 내 물색부터 살핀다.

그리고 테이스팅 잔 안에서 젖은 찻잎이 내는 향기에 집중한다.

뚜껑을 살짝 열고 코로 들이마시면 우선은 후끈한 열기에 놀란다.

그러곤 신경을 곤두세워 내가 아는 어떤 향과 비슷한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 잔에선 풀 냄새와 젖은 다시마 같은 냄새가 강하게 났다.

풀 비린내라고 느껴질 정도로 풀 냄새가 강했다.

다른 잎보다 훨씬 진한 녹색을 띠는 외양부터 달랐다.

잎 모양도 가늘고 길게 말려 있어 나머지와는 확연히 구분됐다.

   

두 번째는 오렌지 색이 날 정도로 잎 색깔이 첫 번째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세 번째는 거의 검정에 가깝게 어두운 색을 띠었다.

문제는 이렇게 여러 번 향을 맡다 보니 헷갈리고 코가 둔해진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가장 쉽게 피로해지는 것이 후각세포다. 향기가 헷갈리거나 다른 향의 잔향을 지우고 싶다면

자신의 팔에 코를 파묻어서 자신의 체취를 들이마신다. 그러면 앞의 향기가 지워지고 코도 편안해진다”고

알려줬다.

정말 내 옷에 코를 파묻으니 편안한 기분이 됐다.

그리고 다시 향기 맡기에 돌입할 수 있었다.



맛을 볼 때도 방법이 있다.

따뜻한 물로 헹궈낸 숟가락에 홍차를 약간 떠서 이 사이로 공기가 통과하게 하며 ‘씁’ 소리와 함께 약간 맛을 본다. 그래야 목구멍 깊숙이, 코 뒤쪽까지 향기를 끌어당길 수 있다.

그리고 숟가락에 남은 홍차를 마신다.

향부터 깊게 다가오게 하려는 노력이다.

와인을 맛볼 때 공기를 빨아들여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렇게 맛보고 나면 젖은 찻잎은 테이스팅 잔 뚜껑에 올려 다시 한 번 색을 살핀다.

코와 혀의 감각을 최대한 동원해 집중하는 일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차를 맛보는 방법을 보여주는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정승호 원장.

정 원장은 각자의 취향에 제일 맞았던 차에 손을 들라고 했다.

기자는 마지막 다섯 번째가 색은 진하지만 떫은맛도 약하고

가장 맛이 균형 잡혀 있으면서 부드럽다고 느꼈다.

정 원장은 두 번째와 다섯 번째가 같은 품종인 실론(스리랑카)의

딤블라인데 하나는 잎을 더 많이 파쇄했고

하나는 잎 모양이 살아 있어서 맛이 다르다고 했다.

홍찻잎을 어떤 모양이 되게 만들고

어느 정도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설명이었다.

첫 번째는 풀 향기가 아주 강했던 다르질링이었다.

이날 수업에는 기자까지 5명이 참석했는데

3명이 다섯 번째인 실론의 딤블라가 가장 취향에 맞았다고 했다.

정 원장은 “티 소믈리에는 와인 소믈리에처럼

고객이 원하는 차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이 어떤 것인지도 알아야 하는데 모두 잘해 주었다”며 격려했다.

티 소믈리에 교육 과정은 티 소믈리에, 티 소믈리에 어드밴스드, 티 소믈리에 골드로 나뉜다.

이후에 티 블렌딩 과정까지 마련돼 있어 더 깊이 공부할 수도 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부전천] '2층식 하천복원' 사업 중단  (0) 2017.11.14
[식용 곤충]의 맛있는 변신  (0) 2017.06.24
[건강한 시푸드] 복어  (0) 2016.06.28
[건강한 시푸드] 청어  (0) 2016.06.21
[건강한 시푸드] 꼬막  (0) 2016.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