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가라산‘

금산금산 2018. 8. 24. 19:34

거제 '가라산'



더 가까워진 거제 최고봉… 한려수도 비경 거침 없네

학동서 올라 다대마을 하산 약 8㎞ 코스

거제 10대 명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

정상부 억새밭 운치·일망무제 풍광 압권

암봉인 선녀봉 경유 산행 재미 한층 더해




대한민국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에는 10대 명산으로 불리는 산들이 있다.

이 산들은 저마다 빼어난 풍광과 독특한 산행의 맛을 품고 있는 까닭에

 거제도라는 섬은 휴양객뿐 아니라 부산을 포함한 전국의 산꾼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부산에서 거제도의 산으로 산행하려면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마산에서 신거제대교에 이르는 국도를 통과해야 해 시간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주말이면 마산~통영 구간은 상습 교통체증 발생으로 악명이 높은 터여서

 쉽사리 산행에 나서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거제 최고봉인 가라산 산행 도중 중간 경유봉우리인 선녀봉(뫼바위)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 쪽 풍경을 살피고 있다. 취재팀 왼쪽 멀리 보이는 섬은 외도, 오른쪽 으로 뻗어나간 줄기는 해금강이다.

하지만 가덕도와 거제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그 같은 부담이 사라졌다.

기존 140㎞에 달하던 부산~거제 간 거리가 불과 60㎞ 이내로 줄어들고, 이동 시간도 2시간30분~2시간50분 정도 걸리던 것이

 불과 50분 이내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산꾼들에게 거가대교의 개통은 '어느 산을 가더라도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청정 남해안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거제도의 명산들로 향하는

 부산 산꾼들의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는 의미로

 반갑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동안 근교산 팀은 거제도 10대 명산 중에서

 산행 구간이 너무 짧은 앵산을 제외한 대부분을

 한 차례 이상 답사, 코스 정보를 독자들에게 소개한 바 있다.

이제 관념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제 부산과 거제도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고려하면서

 다시 한 번 거제도의 산으로 발길을 옮긴 것이다.

 '거제도 산의 재발견' 정도로 해석해도 되겠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이 같은 의미에서 취재팀이 다시 찾아간 산이

 거제도 최고봉인 가라산(加羅山·585m)이다.

흔히 '거제의 진산'을 시 청사가 자리 잡은 신현읍 일대에 우뚝 솟은

 암봉인 계룡산(鷄龍山·566m)으로 칭한다지만, 엄연히 가라산이

 거제도의 최고봉이자 수봉(首峰)인 것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가라산은 단독 산행지로는 제대로 취급을 받지 못했다.

산꾼 대부분은 흔히 노자산(老子山·565m)과 묶어서 '노자~가라 종주'라는 이름으로 가라산을 그저 거쳐 가는 산쯤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

혹은 '망산~가라산'으로 묶어서 산행하기도 한다.

솔직히 취재팀 역시 '노자~가라'라는 이름으로 소개한 적도 있다.

가라산이 거제 10대 명산 중에서 키 높이로 보면

 가장 첫손가락에 꼽히면서도 이처럼 조금은 서러운 신세가 된 이유

는 다른 산들에 비해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미가

 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산꾼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방이 확 트이지 못하고 정상 주변의 일부에 잡목이 빼곡했던 탓이리라. 하지만 이 같은 평가도 옛말이 됐다.

산행로 정비 사업과 맞물려 가라산 정상부의 잡목들도 많이 제거됐기 때문에

 이제는 여느 산보다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육산인 까닭에 걷는 재미가 덜하다는 평가는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다.

혹시라도 아쉬움이 남을 산꾼들을 위해 조망과 암릉미까지 갖

 선녀봉(490m·일명 뫼바위)을 경유하는 코스로 엮었다.

뫼바위로도 불리는 선녀봉은 가라산과 노자산 중간쯤에 솟은 암봉이다.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동부면 학동리 거제 학동 학생야영수련원을 들머리 삼아 선녀봉을 거쳐

 가라산 정상에 오른 후 망등까지 갔다가 남부면 다대리 다대교회 앞까지 가는 구간이다.

코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동 학생야영수련원(우리슈퍼 오른쪽 길로 진입)~갈림길~조밭골~

뫼바위 이정표(거제지맥 주능선 합류)~선녀봉(뫼바위)~진마이재~쉼터~억새밭 갈림길~가라산 정상~

헬기장~망등 앞 갈림길~전망대~학동재(왼쪽 길 선택)~농장~다대분교(폐교)~다대교회 앞 순이다.

총 거리 8.2㎞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3시간40분 정도 걸린다.

휴식 시간을 포함해도 5시간 내에 마무리하고도 남을 정도로 여유 있는 코스다.

   
가라산 등반 도중 되돌아본 노자산(왼쪽)과 선녀봉.

학동삼거리에서 해금강 방향으로 300m쯤 가면

 거제 학동 학생야영수련원이 나온다.

그 오른쪽에 '우리슈퍼'라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다.

산행은 우리슈퍼 오른쪽의 콘크리트 마을 길로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고개를 들면 우뚝 솟은 산이 좌우로 보이는데, 왼쪽의 암봉은 선녀봉(뫼바위)이고 오른쪽 멀리 노자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벼늘바위가 있다.

마을 안쪽의 펜션들을 지나며 4분쯤 가면 직진하는 계곡 옆 흙길과

 우측으로 꺾여가는 콘크리트 길이 갈라지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콘크리트 길을 버리고 직진하는 등산로를 택해야 한다.

걷기에는 참 좋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길가에는 비자나무와 삼나무 등이 자라 있어 마치 휴양림 속에서 산책하는 기분이다.

'경남소방 119 구조위치 거제 2-3' 표지 목을 지나서 계곡을 살짝 건너면 밀양 박씨 묘.

갈림길에서 17분 걸렸다.

무덤을 지나 외길을 35분쯤 천천히 오르면 거제지맥 주능선 상의 뫼바위 이정표에 닿는다.

대피소 겸 쉼터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노자산, 왼쪽(남쪽)으로 가면 가라산 방향이다.

왼쪽으로 꺾는다.

선녀봉으로 오르는 오르막인데, 눈앞에 집채만 한 암봉들이 잇따라 나타난다.

로프나 안전봉을 잡거나 사다리를 이용해 암봉인 선녀봉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천혜의 조망이 드러난다.

특히 동쪽의 학동 몽돌해수욕장과 외도 해금강 및 바람의 언덕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가라산 정상부, 북쪽으로는 노자산 정상부와 전망대 벼늘바위 마늘바위 등이 고스란히 시야에 잡힌다.

좀 더 멀리 계룡산과 선자산 북병산 등 거제도의 명산들과 멀리 가덕도 연대봉도 눈에 들어온다.

또 서쪽으로는 한산도와 비진도 통영 미륵산 등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이번 산행 중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멋진 풍광이다.

   
한 산꾼이 가라산 인근 선녀봉에서 풍경을 즐기고 있다.

선녀봉에서는 살짝 왼쪽으로 틀어 내려서는 듯하다가

 다시 주능선 마루금으로 합류해 길을 진행한다.

산성 터 흔적이 있는 구간을 지나고 작은 언덕처럼 생긴

 425봉을 넘어 진마이재까지는 편안한 능선길의 연속. 20분 걸린다.

진마이재는 교차로 역할을 하는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대밭골을 거쳐 학동해수욕장 남쪽 내촐마을의

 천연기념물 제233호 동백숲 및 팔색조 번식지 부근으로 하산할 수 있고, 오른쪽은 탑포마을 위 1018번 지방도로 내려가는 길이다.

취재팀은 직진, 가라산 정상으로 향한다.

가팔라 보이지만 길이 순해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30분이면 정상 100m 못 미친 갈림길.

억새밭에서 한 무리의 산꾼이 이른 야영을 준비 중이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다대저수지를 거쳐 다대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정상 방향인 오른쪽으로 향한다.

1분 후 널따란 헬기장 옆에 정상 석이 서 있는 정점에 닿는다.

동쪽 일부를 제외한 모든 방향으로 전망이 확 트인다.

이곳에서 바라본 망산 및 대소병대도 일대와 햇살에 반짝이는 푸른 바다의 풍광은 가히 압권이다.



   
가라산 망등에서 바라본 거제도 남단의 오후 풍경.

정상 헬기장을 지나 200m쯤 가면 또 다른 헬기장 갈림길.

우측은 탑포마을 쪽 하산길이지만 직진한다.

1분 후 망등 이정표.

직진하면 팔각정에 올라 망산 및 저구항 일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 이정표에서 왼쪽 내리막으로 길을 잡는다.

5분 뒤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또 하나의 전망대.

다대만과 다대마을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저구고개와

 망산 대병대도가 드러나고 왼쪽으로는 해금강과 신선대 일대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조금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서면 15분 후 학동재 갈림길.

우측으로 가면 거제지맥 능선을 따라 다대산성 저구고개를 거쳐 망산까지 갈 수 있지만,

 취재팀은 왼쪽 다대마을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한적함이 묻어나는 평화로운 산길이다.

길바닥에는 낙엽이 수북해 초겨울 남도의 산들이 갖는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30분쯤 수월하게 내려서면 길이 넓어지면서 마을로 접어든다.

농장을 지나고 명사초등학교 다대분교(폐교) 정문을 지나면 14번 국도 변 다대교회 앞에 닿는다.

버스정류소 옆에 '가라산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 떠나기 전에

- 산행 후 해금강 신선대 등 주변 둘러보기 좋아

   
가라산 정상석

거제도 최고봉인 가라산 산행은 사실 걸음 빠른 산꾼이라면

 휴식을 포함해도 4시간 내에 끝낼 수도 있는 수월한 코스다.

산행을 일찍 마무리한다면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좋다.

들머리인 학동과 날머리인 다대마을 사이에 바람의 언덕,

 해금강, 신선대 등이 있어 산행과 여행을 겸할 수 있다.

또 학동 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겨울 바다를 보며 해변 산책을

 즐기는 것도 가라산 산행에서 누릴 수 있는 특혜(?)라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아이젠 등 안전 장비는 휴대해야 한다.

또 암봉인 선녀봉(뫼바위) 주변은 항상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어서 안전 산행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산행 코스도 취재팀과 같이 학동재에서 다대마을로 하산하지 않고, 다대산성을 거쳐 저구고개까지 이어가거나

 망산까지 좀 더 연장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저구고개까지 연장할 때 40분, 망산까지 올랐다가 명사해수욕장 쪽으로 하산할 경우는

 2시간 이상 더 소요된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 교통편

-거가대교 경유 부산~거제 버스 운행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평역과 거가대교를 거쳐 장승포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하루 왕복 18회 운행되고, 고현을 거쳐 장승포까지 가는 시외버스도 왕복 27회 운행된다.

또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김해공항을 경유해 장승포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왕복 15회 운행한다.

들머리인 학동까지는 고현이나 장승포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탄다.

고현에서는 해금강행 55번 또는 56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오전 7시50분, 9시35분 11시35분 등에 있다.

장승포터미널 앞에서는 능포발 학동행 65번 버스를 탄다.

오전 9시20분, 낮 12시15분에 있다.

또 능포발 홍포행 66번 버스도 이용 가능한데, 오전 10시20분에 탈 수 있다.

산행 후 다대 버스정류소에서는 다소 불편한데, 홍포에서 능포로 가는 66번 버스 막차가 오후 4시10분쯤 있다.

이 버스를 놓치면 곤란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 거가대교를 건너 장목IC에서 내린 후 58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옥포에서 국도 14호선 장승포 해금강 방면으로 합류, 학동마을까지 간다.

장목에서 학동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학동에 주차할 장소가 많다.

산행을 마치고 차량을 회수할 때는

 홍포발 능포행 66번 버스를 다대버스정류소에서 오후 4시10분에 타야 한다.

막차라는 점 유념하자.

  

  • 글·사진=이승렬 기자 bungse@
  • 거제 '가라산~노자산'

     

     

     

     

    탁 트인 쪽빛바다 가슴까지 시리구나

    거제도 남북 가로 지르는 외길 코스

    등산로 전체 전망대, 능선·암릉 조화

    아열대식물숲엔 벌써 야생화 봄잔치

     

     

     

     

     

     

    노자산 마늘바위에 서면 '거제도의 광안리' 학동과 학동몽돌해수욕장이 발 아래 펼쳐진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이 외도(오른쪽)와 내도이고 그뒤로 서이말등대 와현 및 구조라해수욕장도 확인된다.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만큼 연신 감탄사를 터뜨릴 만한 황홀한 조망을 가진 산은 어디 없나요. 이 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예쁜 야생화를 원없이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산은요. 내달릴 능선길과 암릉이 적절히 섞여있으면 더욱 좋고요."

    까탈스런 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교산을 모처럼 자신있게 내놓는다.

    바로 거제도 가라산(585m)~노자산(565m)이다.

    섬에서 각각 첫 번째, 두 번째로 높은 산이자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거제지맥의 두 번째 구간이기도 하다.


    거제지맥은 섬의 맨 남단인 망산에서 출발, 북으로 가라산 노자산 북병산 옥녀봉 국사봉을 거쳐

    대금산에서 끝을 맺는 산줄기로 도상거리는 52㎞, 산행시간은 20시간 안팎.

    노자산과 옥녀봉의 정상은 지맥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두 봉우리 정상까지 포함한다면 2시간 정도 더 걸린다.


    거제지맥의 들머리는 몽돌해수욕장이 대부분인 섬에서 드물게 모래백사장인 남부면 저구마을 인근 명사해수욕장이고, 날머리는 국내 최대 대구 집산지인 장목면 외포항이다.

    2년 전 3개월에 걸쳐 이 길을 개척한 대우조선해양(주)의 산행서클인 우정알파인클럽 김상철 회장은

    "가라~노자 구간은 해금강과 외도 등 한려수도의 비경과 노루귀 바람꽃 등 희귀 야생화, 남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아열대식물숲, 그리고 산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주는 잇단 암봉이 산행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고 평했다.

    산행은 남부면 저구고개~삼각점봉(209봉)~다대산성~학동재~망등~헬기장~가라산 정상~헬기장~진마이재~뫼바위~마늘바위~암봉~전망대~노자산 정상~혜양사~부춘골 순.

    걷는 시간은 4시간 30분 안팎.

    시종일관 외길인 데다 갈림길에는 어김없이 거제지맥을 알리는 안내판과

    별도의 이정표가 서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들머리저구고갯마루.

    거제지맥의 1구간인 망산~내봉산 코스의 날머리에서

    도로(14번 국도)를 건너 우측 50m 지점이다.

    입구엔 '가라산 2.7㎞', '거제지맥'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 있다.

    바로 아래는 1018번 지방도와 14번 국도가 만나는 저구삼거리.

    SK남부주유소가 위치해 있다.

    도로에서 바로 산으로 진입한다.

    오르막의 연속이다.

    길 옆엔 흰색 제비꽃.

    기다림이 강렬했기에 무척 반갑다.

    20분 뒤 두 번째 쓰러진 나무 직전 뜻밖의 삼각점. 209봉이다.

    연보라 현호색도 발견된다.

    10시 방향 봉우리는 왕조산.


    양지 바른 무덤을 지나면서 다시 오름길.

    5분 뒤 너덜인가 싶더니 허물어진 성(城)이다.

    알고보니 다대산성.

    성을 넘어서자 산길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일순간 시야가 트이면서 망산과 다대항과 방파제, 그리고 여차나 홍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반대편 숲은 현호색 군락지다.

    뒤이어 만나는 이름 모를 아열대 식물의 푸름은 거의 여름 수준이다.

    산성은 길과 나란히 달리며 가면 갈수록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산성을 벗어날쯤이면 성이 봉우리 윗부분을 에워싸고 있는 형국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또렷이 확인된다.


    성을 내려선다.

    분홍 노루귀와 노란 생강나무꽃도 보이고, 혹한을 이겨낸 나뭇가지에는 아기 손톱만한 잎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25분 뒤 학동재.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다대초등에서 올라오는 길, 왼쪽으로 오른다.

    돌길에 이어 바윗길이다.

    10분 뒤 전망대.

    한 치의 막힘없이 시야가 확 트인다.

    발아래 저구마을과 명사해수욕장, 거제지맥 들머리인 망산(왼쪽)과 매봉산, 그 뒤로 대·소병대도,

    그리고 그 앞으로 방금 지나온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그 중 세 번째 봉우리 정상을 동그랗게 감싸고 있는 다대산성도 보인다.

    망산 왼쪽 저 멀리로는 해금강과 외도도 확인된다.

    이때부턴 등산로 자체가 전망대다.

    왼쪽엔 거북이 산에 오르는 모습을 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다시 숲으로 접어든다.

    곧 망등.

    가라산은 0.4㎞, 눈 앞이다.

    가라산 대신 잠시 짬을 내 전'망'이 좋은 '등'으로 가보자.

    볕이 따스하다 보니 이곳저곳 전망대에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가라산 정상은 망등에서 7분 거리.

    잡목에 가려 조망은 없지만 앞서 황홀한 경관을 봤기에 별 불만은 없다.

    하산은 계속 직진.

    헬기장을 지나면서 내달려도 될 만큼 평탄한 산길이다.

    20분 뒤 진마이재.

    갈림길로 오른쪽은 대밭골(학동 동백숲). 직진한다.

    이제 노자산은 3.3㎞ 남았다.

    오르막의 연속.

    노루귀와 산자고 바람꽃이 눈에 띈다.

    15분 뒤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다.

    거제에서 가장 번화한 학동의 몽돌해수욕장과 천연기념물인 동백숲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후 펼쳐지는 밋밋한 능선에는 일종의 매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암봉이나 바위가 쉼터를 제공한다.

    이 중 바위가 여럿 펼쳐져 있는 전망대가 압권이다.

    뫼바위다.

    학동뿐만 아니라 저 멀리 옥색 산불초소가 서 있는 노자산 정상도 보인다.

    4분 뒤 '뫼바위'라 적힌 이정표 갈림길.

    오른쪽 학동몽돌해수욕장 가는 길, 왼쪽 노자산 마늘바위 방향으로 간다.

    당분간 숲길.

    보랏빛 얼레지가 지천이다.

    집채만한 바위를 우로 에돌아 15분이면 길 오른쪽으로 약간 비켜난 독특한 모양의 큰 바위에 닿는다.

    생긴 모양이 그런지 이름이 마늘바위다.

    이어지는 산길.

    얼레지와 노루귀의 연속이다.

    엄청난 규모의 암봉 앞 갈림길.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등정땐 밧줄이 있어 그나마 힘겹게 오르지만 내려올 땐 아주 위험해 초보 여성 산꾼일 경우 애를 먹는다.

    때문에 암봉 왼쪽으로 에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그런 안내판이 없어 시행착오가 잦다.

    참고하길.

    이내 목조 건물인 전망대를 만난다.

    쓰러지기 직전이다.

    이곳 사람들은 옛 성터라고 한다.

    오른쪽은 자연휴양림 가는 길로 북병산으로 이어지는 거제지맥길이다.

    직진한다.

    잇단 집채만한 바위를 두 번 에돌아 마지막 돌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마침내 노자산 정상.

    북쪽으로 거제의 명산이 확인된다.

    구천댐을 기준으로 오른쪽 정상에 건물이 보이는 산이 옥녀봉, 그 뒤로 국사봉 대금산,

    왼쪽 저 멀리 큰 부락인 거제면 뒤로 선자산 산방산 계룡산 앵산도 보인다.


    하산길은 둘.

    헬기장에서 오른쪽은 자연휴양림(1.4㎞) 가는 길, 왼쪽 혜양사(2㎞)로 내려선다.

    25분이면 임도에 닿는다.

    여기서도 혜양사는 700m.

    임도로만 가지말고 두 번 정도 열린 산길을 이용해도 된다.

    입구에 리본이 붙어있다.

    임도에서 절까지는 14분.

    절에서 버스를 탈 수 있는 '노자산 혜양사' 팻말이 서 있는 부춘골 입구까지는 15분 걸린다.




    # 교통편

    - 고현서 저구행 시내버스 하루 3번운행

    현호색.

    대중교통편은 다소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거제 고현행 시외버스(완행)는

    오전 6시20분부터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 걸린다.

    직행은 오전 8시30분, 9시49분, 10시49분에 있다.

     2시간40분 소요.

    고현터미널에서 날머리 저구행 시내버스는 오전 7시45분, 10시45분에 있다.

    1시간10분 걸린다. 

    날머리 부춘골에서 고현행 시내버스는 오후 4시15분, 7시30분에 있다.

    고현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40분, 5시22분, 5시58분, 6시4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서진주 분기점~대전·통영고속도로 거제 방향~동통영IC~신거제대교 건너 계속 직진~거제면, 동부면, 해금강(남부) 방향~학동 해금강~해금강 남부~동부면~여차몽돌해변, 명사해수욕장, 남부 방면 우회전 1018번 지방도~GS 동부주유소 지나~'문화관광농원' '가마솥국밥' 간판 보고 우회전(※길 유의)~해금강, 명사해수욕장~노자산 등산로(이 곳은 날머리임)~해금강 남부 다포~저구삼거리(SK남부주유소 또는 토탈가이드·마트 위치) 순. 주차는 토탈가이드·마트 옆 공터에 하면 된다.

     

    또는 남해고속도로 마산 창원 방향~마산TG~서마산IC~시청 통영 방향~진동~고성~통영~신거제대교.

    이하 같음. 참고 하나.

    날머리 혜양사와 들머리 저구를 오가는 버스는 없다.

    따라서 동부(면) 개인택시(055-633-6626)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얼레지.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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