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늬우스] 보수동(寶水洞)의 「검정다리」
<옛날엔 검정다리라고 하면 부산의 보수천(보水川) 대명사로써 통했다.
그만큼 보수천은 검정다리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부산의 명물 중에서도 갖가지 애환을 지닌 명물이다.
지금은 보잘 것 없는 한갓 하천이지만
이 보수천을 둘러싸고 살아온
부산 서부지구 주민들에게는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곳이다.
一九一八·九년(大正 七·八년)
보수천 바로 옆에 있는 보수((보水)동 三가 일대는
소위 색주가(色酒家) 지구로서 이름이 높았다.
하루 저녁 一, 二원(圓)만 가지면 안방술을 마음껏 양껏 마실 수 있었다.
그때 색주가가 이 부근에 二十호가량 되었다.
一九三二·三년(昭和 七·八년)이 되자 갑자기 양풍이 불기 시작,
이른바 「카프에」(지금의 「빠」)란 것이 다섯 집가량 생겼다.
당시 대표적인 것이 「카나리아」, 「마루다마가이깐」, 「베니스」, 「백마」, 「살롱」, 「낙원」 등이었다.
여급들 중에도 꽤 이름이 팔린 것이 많았다.
「기누에」, 「정자」, 「아이꼬」 등등 일본이름과 한국이름을 혼합하여 부르면서
외도하는 남성들이 많이 드나들었고
간혹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을 한 까닭에 자살한 여급도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
「김보당구미」라고 알려진 깡패들이 이 거리를 설치고 다닌 것도 모두 이 시절···.
제二차 세계대전 말엽에 가서는 경기도 없어지고 색주가의 행방도 좀 찾기 힘이 들었다
하나 八·一五 해방과 함께
三·一사건 직후 흉탄에 쓰러진 전 부산경찰서장 권(權)모 씨도 간혹 이 홍등가에 출입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부산의 중심지가 남포(南浦)동으로 이동되자
화려했던 보수동 뒷골목도 날로 줄어가는 보수천 냇물과 더불어 쇠퇴하고 말았던 것이다. - 1961년 3월 24일>
한 때 부산에서 가장 번화했던 검정다리 주변 얘기다.
해방 직후까지 검정다리 주변이 남포동에 앞선 유흥가였음을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낮에는 아이들의 놀이터였지만
밤에는 어른들이 애환을 달래던 곳. 검정다리에 깃든 또 다른 기억의 한 조각이라 하겠다.
부산일보 정광용 기자 kyjeong@
보수동은 복병산 지맥인 용두산을 중심으로 배산임해의 지형인 중구의 서단에 위치하며,
본래 동래군 사하면 지역으로서,
고종 33년(1896) 부산부로,
1914년에는 보수정(寶水町) 이라 하였다가
1947년 보수동으로 고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수동(寶水洞)의 명칭은 원래 보수천(寶水川)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수천은 보수산에서 발원하여 보수동을 지나
동남쪽으로 흘러 부평동을 거쳐 바다로 들어가는 하천으로,
이전에는 법수천(法首 또는 法水)이라고 불렸다.
보수동의 명소로는 헌책방골목과 검정다리가 있다.
헌책방골목은 8·15광복 직후부터 헌 잡지와 책, 참고서 등을 모아 팔던 난전이 시초가 되어,
더러 진귀본을 발견하기도 하여 번성하였다.
검정다리는 한말이후
중구와 서구를 잇는 보수천을 건너는 다리로
부식을 막기 위해 통나무 겉부분을 불로 검게 그을려서 만들어졌으며,
일본강점기때 독립운동으로 동대신동 형무소에 강제수용되어
검은 수의를 입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애국지사를 면회하기 위하여 이 다리로 건너가면서 이렇게 불렸다고 한다.
또한 14년 전 보수천 복개공사로 철거되어 1996년 그 자리에 건립한 기념비만 남아 있으며
지금은 '흑교로(黑橋路)'란 도로명이 붙여져 있다.
민속으로는 오랜 옛날부터 산신령 할아버지 초상화를 모시고
해마다 음력 정월대보름날이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올리는 산신당이 있다.
이러한 지역의 뿌리와 역사를 되새기고자 보수동 유래비를 세웠다.
•설치년월일 : 2001. 3. 24
•설치자 : 부산대지라이온스 클럽
•규 모 : 자연석(애석) 60X50X240 ㎝
지하철 : 1호선 타고 남포동이나 자갈치역 하차
버 스 : (일반) 15, 59, 59-1, 35, 40, 42, 86
(좌석) 310, 306,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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