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전망대만 세우는 '산복도로 재생사업'

금산금산 2016. 12. 1. 19:25

전망대만 세우는 산복도로 재생사업



서구, 내년 3월 천마산에 또 건립






- 700m 이내 3곳이나…주민 불만
- "서있어도 조망권 좋은데 과잉
-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더 필요"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부산의 산복도로에 전망대가 넘쳐나고 있다.

1㎞ 이내에 4개가 밀집한 곳도 있어 "전망대만 만드나"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 서구는 내년 3월까지 아미동~초장동까지 이어지는 천마산로에

5억 원을 들여 '천마산 하늘전망대'를 만든다고 29일 밝혔다.

원도심 재생사업인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다.

하늘전망대 주위로는 산책로도 만들 계획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망대가 이미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하늘전망대 반경 700m 이내에는 ▷누리바라기 전망대 ▷한마음행복센터

옥상 전망대 ▷천마산에코하우스(옥상달빛극장)가 있다.

이날 초장동 체육공원에서 만난 강모(65) 씨는 "산복도로는

부산항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 굳이 전망대가 필요없다"며 "세금으로

여기저기 전망대를 지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씨 말처럼 천마산로에서는 부산항과 영도대교·용두산공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흐린 날씨에도 어디에서든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이곳 주민들은 전망대보다 산복도로 산책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더 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모(61) 씨는 "산복도로를 걷는 관광객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은 공중화장실과 벤치"라고 말했다.

영상 제작을 위해 천마산로를 자주 찾는다는 박모(26) 씨는 "전망대가 아니어도 모든 각도의 촬영이

가능한 곳이 산복도로"라면서 "올 때마다 왜 이렇게 많은 전망대를 만드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망대의 안전시설 부족으로 사고가 나기도 한다.

지난달 3일에는 부산 중구 영주동 '역사의 디오라마'에서 사진을 찍으려던 A 씨가

1.2m 아래 산책로 쪽으로 떨어져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A 씨가 사진을 찍으려 움직이다가 난간이 없는 쪽으로 추락한 것이다.



산복도로에서 마을활동가로 일했던 김기식(51) 씨는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는 공간의 성격에 맞지 않는 '과잉'의 상징"이라며 "부산시가 공동체 형성과 같은 프로그램보다 눈에 보이는 인프라 확대에만 예산을 집중 배정하는 바람에 나타난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구 측은 "전망대에 공중화장실과 의자·망원경도 설치해 부산항 일대를 파노라마처럼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